반도체의 봄 오긴 오나...파운드리 1위 TSMC마저 매출 꺾여 [MK위클리반도체]
‘반도체 빙하기’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파운드리 글로벌 1위 TSMC 마저도 매출 감소 전망을 내놨습니다. 세계 낸드플래시 시장 2위, 4위 기업인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 논의도 수면으로 올라왔습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재편될 조짐이 감지되면서 1위 삼성전자도 긴장을 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올해 글로벌 반도체 판매가 5565억달러(약 691조3400억원)로 지난해에 비해 4.1%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습니다.
SIA는 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판매액이 5801억달러(약 720조3100억원)로 2021년의 5559억달러(약 690조2600억원)에 비해 4.4%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반도체 판매 위축이 본격화되면서 올해 판매액은 다시 2021년 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만 TSMC도 12일(현지시간) 올해 1분기 매출을 167억~175억 달러(약 20조8416억~21조8400억 원)라는 자체 전망치를 내놨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는 시장 전망치인 179억 달러(약 22조3392억 원)를 밑돈다”며 “1분기는 글로벌 수요 둔화 속 TSMC가 4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 감소를 기록하는 분기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10일 반도체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세계 낸드 시장 2위인 키옥시아와 4위인 웨스턴디지털은 합병 논의를 진행 중입니다. 현재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은 낸드 기술 개발, 생산시설 운영 등에서 광범위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낸드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점유율 31.4%로 1위 자리에 올라 있습니다. 키옥시아(20.6%), SK하이닉스(18.5%), 웨스턴디지털(12.6%), 마이크론(12.3%)이 2~5위권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이 합병한다면 SK하이닉스는 물론이고 단숨에 삼성전자마저 위협할 수 있는 규모로 커집니다.
아직까지 두 회사 간 합병과 관련해 구체적인 논의가 진전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두 회사 간 합병에 반도체업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과거 불황기에 반복됐던 시장 재편의 역사 때문입니다. 반도체 시장 재편은 그동안 D램 부문에서 벌어졌습니다. 대표적인 시장 재편은 1996년부터 1998년까지 이어진 ‘반도체 대공황기’에 진행됐습니다. 당시 PC 시장에서 활황을 경험했던 반도체 기업들은 앞다퉈 대규모 투자에 나섰지만, PC 수요 감소로 D램 가격이 폭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일본 D램 기업들은 NEC가 중심이 되는 엘피다메모리로 통합되거나 D램 사업에서 철수했습니다. 국내에서는 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하이닉스반도체로 통합됐습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15개에 달했던 D램 업체는 현재 3개로 재편됐습니다.
과점 체제로 정리된 D램 시장에 비해 글로벌 낸드 시장은 아직 5개 기업이 경쟁 중입니다. 이에 본격화하는 반도체 불황기를 맞아 시장이 재편될 여지가 작지 않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 관측입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출혈이 불가피한 ‘치킨게임’에서는 덩치가 큰 기업이 경쟁에서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라며 “키옥시아와 웨스턴디지털의 합병이 주목을 끄는 것도 이 같은 이유”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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