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빅테크 규제 푼다더니…뒤에선 '황금주' 도입, 기업 통제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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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알리바바·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을 통제하기 위해 주식 비중과 관계없이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이른바 '황금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기업들을 어떻게 통제할 지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사회를 통한 경영간섭, 콘텐츠 검열 등 권한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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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알리바바·텐센트 등 빅테크 기업들을 통제하기 위해 주식 비중과 관계없이 경영에 관여할 수 있는 이른바 '황금주'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잇단 경기침체 경고에 정보기술(IT) 대기업에 대한 규제를 풀겠다는 입장을 밝혀 놓고 뒤에선 당국의 장악력을 높일 방안을 모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주요 민간 기업 주식 1%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앞으로 경영 간섭에 나설 방침이다. 황금주는 주식 보유 수량·비율 등에 관계 없이 기업의 핵심 의사결정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 주식이다.
1984년 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 민영화 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다. 영국 정부는 민영화 이후에도 BT가 공익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경영진을 견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이 같은 제도를 마련했다. 황금주는 이후 유럽 여러 나라에 확산됐으나 주주평등 원칙에 어긋나 다른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현재는 국제사회에서 사실상 사라졌다.
하지만 중국은 이 제도를 활용해 민간기업 경영에 깊숙이 개입하는 금융시장 역행을 꾀하고 있다. 기업 데이터 제공업체 '차차차'에 따르면 지난 4일 중국 사이버공간 관리국(CAC)은 알리바바 디지털 미디어 자회사인 광저우 루자오 정보기술의 지분 1%를 인수했다. 이에 대해 한 소식통은 중국 메이저 동영상 스트리밍(OTT) 플랫폼인 '유쿠'와 알리바바의 모바일 브라우저 '유씨웹' 콘텐츠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귀띔했다.
중국 정부가 기업들을 어떻게 통제할 지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사회를 통한 경영간섭, 콘텐츠 검열 등 권한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 지분을 인수한 당일 CAC 중간급 관리로 추정되는 인물이 광저우 루자오 정보기술 신규 이사로 선임됐다.
CAC가 알리바바 뿐 아니라 텐센트 계열사 지분도 1%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틱톡 모회사인 바이트댄스와 경쟁업체인 콰이쇼우,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대한 황금주는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지방정부와 국영기업, 국영투자기금 등 다양한 조직의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금주 제도가 본격 시행되면 기술기업들의 신사업 인허가 과정이 쉬워지고, 규제 등에서 자유로워 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빅테크 기업들의 사용자 정보에 더 쉽게 접근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중국은 제로코로나 방역 정책을 폐지하는 동시에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하고 있다. 최근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인 앤트그룹의 홍콩증시 상장을 허용하고, 중국 앱스토어에서 퇴출당했던 차량공유서비스업체 디디추싱의 복귀를 승인한 것이 대표적이다.
블룸버그는 "망가진 경제를 회복하는 것이 시급한 만큼 표면적으론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다는 메시지를 주고 있지만, 실제론 기술기업에 대한 통제력과 영향력을 계속 유지하려고 중국 당국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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