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핑 걸렸는데 잘못 없다”…女피겨스타에 황당결론 내린 러시아
WADA, CAS에 제소 예정...결론 장기화
위반으로 박탈당하면 금메달은 미국으로
세계도핑방지기구(WADA)는 14일(한국시간) “발리예바가 반도핑 규정을 위반했더라도 그에게 잘못 또는 과실의 책임이 없다고 사건을 조사해 온 RUSADA 징계위원회가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RUSADA 징계위는 발리예바의 도핑샘플을 수집한 2021년 12월 25일 당시 대회 결과만 무효 처리했을 뿐 그에게 어떤 징계도 내리지 않았다고 WADA는 홈페이지를 통해 말했다.
WADA는 이어 “RUSADA 측에 이런 결론에 이른 모든 자료의 제출을 요구했고, RUSADA의 결정이 WADA 규정에 부합하는지 검토할 참”이라면서 “잘못 또는 과실이 없다는 결정에 우려를 나타내며 (자료 검토 후) 적절하게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제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WADA가 CAS재소까지 언급하며 RUSADA의 결정에 불신이 큰 만큼 발리예바 사건의 종결은 장기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발리예바는 지난해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2021년 12월에 제출한 소변 샘플에서 금지약물 성분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돼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트리메타지딘은 협심증 치료에 사용되며, 흥분제로도 이용할 수 있어 2014년 이래 WADA의 불법 약물 목록에 올랐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발리예바를 앞세운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베이징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 수여와 시상식을 전면 취소하고 이 사건이 마무리될 때까지 미루기로 했다.
하지만 그가 만 16세 이하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여자 싱글 경기에 정상적으로 출전을 허용하면서 논란은 커졌다.
국내 방송 3사 경기 해설자들도 침묵으로 이에 대해 항의했다. KBS 곽민정 해설위원과 남현종 캐스터는 발리예바의 연기가 끝날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국가대표 출신인 곽민정 해설위원은 “누가 꾸몄고, 누가 잘못했든 간에 책임은 출전 선수가 지는 게 당연하다”고 비판했다. 또 그는 “이렇게 마르고, 어린 선수가 4회전 뛰는 것을 보면 저는 운동 괜히 했나 봐요”라며 울컥한 모습을 보였다.
SBS 이호정 해설위원과 이현경 캐스터도 발리예바가 연기한 4분간은 침묵을 지켰다. 이호정 해설위원은 “스포츠는 공정하고 깨끗해야 한다”며 “도핑을 위반한 선수들은 출전하지 못하는 게 당연한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MBC 김해진 해설위원과 김초롱 캐스터는 발리예바의 트리플 악셀, 쿼드러플 살코 등 점프 기술만 언급한 뒤 “해설을 해보려고 했으나 도핑 양성 판정이 나온 선수에게 도저히 해설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피겨여왕’ 김연아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도핑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다. 이 원칙에는 예외가 없어야 한다. 모든 선수의 노력과 꿈은 공평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고 적은 글을 올렸다.
발리예바는 비난 여론의 부담이 컸는지 실수를 연발하며 4위로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도핑 논란을 일으킨 발리예바에 대해 오히려 옹호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4월 베이징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선수들을 크렘린궁으로 초청해 격려하고 포상하는 시상식을 열었었다. 그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은 발리예바에 대해 “작품을 통해 스포츠를 진정한 예술로 끌어 올렸다”며 “이렇게 완벽한 연기는 약물이나 조작의 힘으로 달성할 수 없다”고 치켜 세웠다.
그러면서 “피겨스케이팅에는 약물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발리예바의 도핑 위반으로 러시아올림픽위원회가 금메달을 박탈당하면 미국이 금메달을 승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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