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 둔화에 '한숨 돌린' 미국 증시

김보라 2023. 1. 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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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브리핑]
연준 금리인상 기조 유지에도 증시 반등
물가지표, 전망과 일치…테슬라도 다시 상승세

지난주 뉴욕증시는 어둠 속 한 줄기 빛을 찾는 시간이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긴축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뜻을 재확인했지만 시장은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반등에 나섰다. 인플레이션 가늠자 역할을 하는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면서 반등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에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연내 누그러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한동안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테슬라도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연준이 여전히 긴축 고삐를 놓지 않고 있는 만큼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아직 시기상조라는 지적도 적잖다.

/그래픽=비즈니스워치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지속

 
연준은 보수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10일(현지시간) 스웨덴 중앙은행 주최 심포지엄에 참석해 "물가 상승률이 높을 때 이를 끌어내리려면 단기적으로 인기 없는 조치가 필요하다"며 "경제를 둔화시키기 위해 금리를 인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다우존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등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소비자물가가 둔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덕분이다.

당초 증권가에선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6.5% 상승한 것으로 예상했다. 에너지와 식료품 등 변동 가능성이 높은 부문을 제외하고 보는 근원 CPI는 5.7%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예상은 적중했다. 미국 노동통계청이 지난 12일(현지시간) 발표한 바에 따르면 미국의 12월 CPI는 전월 대비 6.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7.1% 오른 것과 비교해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다. 근원 CPI도 11월 6% 상승에서 12월 5.7%로 상승폭이 줄었다. 기간을 넓게 보면 6개월 연속 상승폭이 줄어들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연준이 올해 내로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다시 나온다.

다만 증권가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빠르게 긴축 완화 필요성을 인정할지는 의문스럽다"며 "휘발유 등 에너지 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이 물가상승률 둔화에 영향을 미쳤지만 서비스 물가와 실질임금은 여전히 전월 대비 상승률이 높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더해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기준의 핵심으로 보고 있는 서비스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높은 점도 문제다. 일단 다음 달 1일 금리 인상폭 결정을 위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기다려야 할 듯 보인다.

테슬라, 오랜만에 상승세

 
작년 말부터 올 초까지 부진을 이어가면서 서학개미들을 눈물짓게 했던 테슬라. 지난주에는 오랜만에 상승 흐름에 올라탔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10일 하루 동안 뉴욕증시에서 개인투자자는 테슬라 주식을 3억1500만달러어치(약 3916억원)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개인투자자 기준으로 하루 사상 최대 순매수 기록이다. 

소비자물가 지표 호재와 더불어 투자 소식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두 번째 기가팩토리(연간 100만대의 차량 생산 가능)를 설립하는 방안을 인도네시아 정부와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공장을 증설하기 위해 7억7000만달러(약 9572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테슬라는 중국 당국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서비스 업체 스타링크를 문제 삼으면서 상하이 기가팩토리 증설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및 인플레이션 둔화 기대 수혜를 생각보다 받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더욱이 아직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버리지 않고 있고 여전히 '머스크 리스크(오너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가 방향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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