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펴고 손 올려”, “문제 못 풀면 오답노트야”···아이들에 공포 분위기 조성한 60대 방문교사

춘천지법 “무서운 분위기 조성해 정서적 학대”, 벌금 200만 원 선고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에게 “자세를 바르게 하라”며 허리를 치고, 손목을 꽉 잡아 책상 위로 올리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60대 학습지 방문교사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송종선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64)씨에게 벌금 2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14일 밝혔다. 송 부장판사는 “A씨의 범행으로 인해 피해 아동들에게 미친 정서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그 죄책이 가볍지 않은 점, 피해 아동 측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송 부장판사는 “피해 아동들이 피고인에 대한 나쁜 감정과 무서움을 느꼈다고 일관적으로 진술하고 있고, 팔목이 빨개지는 등 신체적 피해가 있었다”고 밝혔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21년 3월부터 4월까지 강원 화천군의 한 가정집에서 다섯 차례에 걸쳐 B(8)양과 C(6)양의 학습을 지도하면서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해 아동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피해 아동들이 허리를 구부리거나 책상 아래로 손을 내려놓으면 허리와 어깨를 치거나 손목을 꽉 잡아 책상 위로 올려놓았다. 피해 아동들이 문제를 잘 풀지 못하면 “문제부터 그림까지 다 쓰게 하는 오답 노트를 하게 한다”, “이런 거 안 하면 엄마 부른다”라고 말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기도 했다.

A씨 측은 “아이들의 허리 또는 어깨를 치거나 손목을 꽉 잡는 행동을 하지 않았고, 무서운 분위기를 조성하지도 않았다”며 “만약 그런 행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훈육이나 교육과정에서 이뤄진 행위”라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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