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넘게 아무도 찾지 않았다…백골로 발견된 70대 할머니

최지영 기자 2023. 1. 14.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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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숨진 70대 할머니가 2년이 지나서야 방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할머니는 6남매를 뒀지만 함께 살던 딸을 제외하고는 가족은 물론 이웃도, 담당 구청도 노인의 죽음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들 역시 A씨의 시신이 부패해 백골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알지 못했고, A씨 모녀는 2016년 9월 이 빌라로 이사 온 뒤 이웃들과 자주 교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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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구 빌라서 시신으로 발견

6남매 뒀지만 가족 간 왕래 끊기고 지자체 관리 대상서도 빠져

경찰, 2년 넘게 시신 방치한 딸 사체유기 혐의 등 적용

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숨진 70대 할머니가 2년이 지나서야 방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이 할머니는 6남매를 뒀지만 함께 살던 딸을 제외하고는 가족은 물론 이웃도, 담당 구청도 노인의 죽음을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경찰과 소방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인천 남동구의 한 빌라에서 A씨(사망 당시 76세·여)의 시신이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집에 찾아왔는데 함께 사는 언니가 문을 안 열어준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경찰은 해당 빌라에 도착했으나 현관문은 여전히 굳게 잠겨 있었고 손으로 두드려도 집주인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후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소방대원들이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간 집에서는 심한 악취가 났고, 이불 안에서 백골 상태의 시신이 나왔다.

당시 집 안에서는 ‘엄마가 숨을 쉬지 않는다. 2020년 8월’이라는 메모가 발견됐다. 메모 작성자는 A씨와 단 둘이 살고 있던 셋째 딸 B(47)씨였다. 경찰과 소방 당국의 조사 결과, A씨는 슬하에 6남매를 뒀으나 서로 연락이나 왕래가 없다 보니 B씨를 제외한 가족 누구도 사망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경찰은 6남매의 아버지가 1995년 사망한 뒤 가족을 연결할 구심점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들 역시 A씨의 시신이 부패해 백골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알지 못했고, A씨 모녀는 2016년 9월 이 빌라로 이사 온 뒤 이웃들과 자주 교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관할 행정복지센터도 이같은 사정을 자세히 몰랐다고 한다. A씨는 2011년 5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으나 2년 뒤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데다 셋째 딸과 함께 살아 관리 대상 홀몸노인도 아니었고, 빌라도 A씨 명의로 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주민등록 사실 조사 때 동네 통장은 B씨로부터 어머니 사망 소식을 들었지만, 구청에 사망 신고가 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동구 측은 “통장이 A씨 집에 아무도 없어 안내문을 부착하고 왔더니 B씨가 전화를 걸어 ‘엄마가 죽었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통장은 B씨에게 ‘사망신고를 하라’고 했는데 이후 신고된 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경찰은 B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무직인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이 끊길까 봐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매달 어머니 몫으로 나오는 기초연금 30만 원과 국민연금 20만∼30만 원으로 생활했으며, A씨가 사망한 뒤 B씨가 28개월간 어머니 몫으로 받은 연금은 15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조사 결과, B씨는 어머니 시신을 안방에 방치한 채 작은 방에서 주로 지냈다. 그는 경찰 조사 때 “어머니가 죽기 전에 병을 앓아 아팠다”면서도 정확한 사망 이유는 밝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B씨를 대상으로 연금 부정 수급과 관련한 혐의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4일 “부검 1차 소견으로는 A씨 시신에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검으로도 사망 시점이나 사인을 특정할 수 없어 추후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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