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에 핵쏘고 싶어했다"…2017년 한반도 쑥대밭 될 뻔

송지유 기자 2023. 1. 1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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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첫 해인 2017년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고, 이를 다른 나라 소행으로 돌리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논의했다"며 "만약 실제로 북한에 대한 핵 공격이 이뤄졌다면 미국 행정부는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핵 선제공격의 책임을 다른 국가로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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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NBC, 뉴욕타임스 기자 신간 입수해 보도…당시 백악관 비서실장 등 핵심 관계자 증언…"핵 선제공격 후 제3국에 책임 전가" 전략도…보좌진들 "北 외교로 세계 최고 세일즈맨 돼라" 설득
(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9년 3월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18개월간 예멘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미국인 대니 버치와 가족들을 만나 얘기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 아직은 사실인지 확인하기에 이르다고 신중한 입장을 폈지만, 사실로 확인된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매우 매우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며 "우리는 살펴볼 것이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자"고 덧붙였다. (C)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첫 해인 2017년 북한을 핵무기로 공격하고, 이를 다른 나라 소행으로 돌리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트럼프 재임 시절 백악관 비서실장의 증언으로 미국 대통령의 황당한 계획이 어떻게 나오게 됐는지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2일(현지시간) 미 NBC방송은 지난 2020년 출간된 '도널드 트럼프 대 미국'의 저자 마이클 슈미트 뉴욕타임스(NYT) 기자가 펴낸 후기를 출간 전 입수해 보도했다. 오는 17일 단행본 형태로 대중에 공개될 이 책에는 해병대 4성 장군으로 트럼프 행정부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을 맡았던 존 켈리의 재임 기간(2017년 7월~2019년 1월) 뒷 이야기가 담겨 있다.

단행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켈리 비서실장은 임명 8일 만에 "북한은 이 세상에서 이전에 본 적 없는 화염과 분노, 거대한 힘에 직면할 것"이라고 언급하는 등 북한에 핵 공격 시도 의지를 드러냈다. 실제 트럼프는 2017년 9월 유엔 총회 첫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칭하며 "군사적 위협을 계속할 경우 북한을 철저히 파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기 북한에 핵 무기 선제 공격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트럼프 전 대통령(왼쪽)과 존 켈리 당시 백악관 비서실장(오른쪽)/ⓒAP=뉴시스

켈리 전 실장은 "김정은을 저격하는 트럼프의 잦은 트윗보다 더 두려웠던 것이 있다"며 "오벌오피스(미 대통령 집무실)의 닫힌 문 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쟁을 원한다고 끊임없이 말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트럼프는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를 사용하는 아이디어를 논의했다"며 "만약 실제로 북한에 대한 핵 공격이 이뤄졌다면 미국 행정부는 책임을 면하기 위해 핵 선제공격의 책임을 다른 국가로 전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뉴스1) 신웅수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19년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회동을 하며 악수를 하고 있다. (C) 로이터=뉴스1

트럼프에게 "핵 공격을 할 경우 미국의 소행으로 지목되는 것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며 북한을 공격하는 것이 왜 효과가 없는 지를 설명하기 위해 백악관 실무진들이 부단히 노력한 사실도 공개됐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친구·지인 등에게 보안장치가 없는 전화로 북한에 대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수시로 언급해 보좌진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또 미군 지도자를 백악관으로 불러 북한과의 충돌로 인한 예상 결과를 보고하도록 했다. 보고를 받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핵 선제 공격이 불러올 사상자 등 한반도의 인명 피해에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잇단 북한 선제 타격 요구에 켈리 전 실장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하자, 매우 짜증스러운 반응이 돌아왔다는 증언도 나왔다. 켈리 전 실장은 "북한과 외교관계를 수립하면 당신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설득해 2018년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졌고, 핵 충돌도 겨우 막을 수 있게 됐다는 배경도 설명했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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