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면서 편안하게 내시경을 받을 수 있다?”…‘경비내시경’에 대한 궁금증 [인터뷰]
위장의 상태를 확인하고 질병을 진단하기 위한 가장 정확하고 보편화된 검사는 위내시경이다. 일반적으로 위내시경 검사를 할 때 가장 흔하게 쓰는 방법은 지름 약 10mm의 긴 호스(내시경)를 입으로 삽입하는데, 아무래도 식도에 닿으면 고통이 따른다. 특히 위내시경의 경우에는 대부분 환자가 구역감이나 질식감 등을 호소해 수면마취를 하고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면 내시경은 검사 후 회복 기간이 필요한 번거로움이 있다.
최근에는 이러한 불편함을 개선한 경비내시경을 받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경비내시경은 5~6mm의 내시경을 입이 아닌 코를 통해 삽입해 검사를 시행한다. 내과 이승현 원장(이승현내과의원)은 “수면내시경이 불안하거나, 구역감 등으로 비수면내시경이 너무 힘든 경우에는 경비내시경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라고 설명했다. 이승현 원장과 함께 경비내시경의 방법과 이점, 주의해야 할 사항 등에 대해 알아본다.
Q. 일반내시경과 경비내시경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입으로 내시경을 삽입하는 일반내시경의 경우, 내시경이 입으로 들어가면서 내시경 선단부가 목젖과 인후부를 자극하여 오심, 구역, 구토 등을 유발합니다. 또한 검사 중에 내시경이 후두를 압박하여 말을 할 수가 없고, 상부기도의 저항이 증가해 숨을 쉬기 힘든 질식감을 느끼게 됩니다. 특히, 고령의 환자나 심혈관 및 폐 관련 만성질환자의 경우 내시경을 받는 과정에서 허혈성 심장질환 혹은 급격한 호흡 부전이 발생할 위험도 있습니다.
경비내시경은 경구내시경보다 내시경의 직경이 절반 정도로 매우 가늘고, 내시경을 코를 통해 삽입해 구강인두와 목젖과 평행하게 지나가 점막의 접촉 없이 인두부를 통과하기 때문에 구역감 및 인후통이 거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한 검사 중 내시경에 의해 후두부가 압박되지 않아 질식감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시경 검사 도중에 환자가 말을 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대화를 하면서 편안하고 만족스럽게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로 경비내시경을 받은 환자들의 만족도는 수면내시경보다는 떨어지지만, 일반내시경을 받던 환자들은 상당히 만족하는 편입니다.
Q. 경비내시경은 어떤 사람에게 추천하나요?
일반내시경을 받을 때 고통을 많이 느끼는 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면(진정)내시경을 받기에는 위험이 있는 분에게 추천합니다. 수면내시경의 경우에는 고통을 느낄 수 없긴 하지만, 고령의 환자나 심혈관 및 뇌혈관 질환, 폐질환이 있는 환자는 수면 마취 과정에서 확률이 낮긴 하지만 의료사고의 가능성이 있어 환자 및 의사에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반면, 경비내시경은 초고령 환자 및 심폐기능이 저하된 환자도 안전하고 편안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습니다.
Q. 경비내시경은 내시경을 코를 통해 삽입하는데, 검사 시 불편감이나 부작용은 없나요?
콧구멍과 비도(코 안의 통로)가 좁은 환자의 경우, 적절한 마취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코의 통증 혹은 코피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35세 미만의 젊은 여성이 이에 해당됩니다. 또한 코 안에서의 골절, 출혈, 천공, 지속되는 재채기 콧물, 후각 저하, 음성 변화, 어지럼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기는 하나, 거의 드문 합병증입니다.
Q. 비염이나 축농증 등의 질환이 있어도 경비내시경을 받을 수 있나요?
▲콧구멍이 작거나 비폐색(만성 비염, 부비동염, 비공폐색) ▲심한 비중격 만곡증 ▲알레르기성 비염 ▲비갑개 골절 ▲코에 성형수술을 받은 경우 ▲코피가 자주 나는 경우 ▲와파린이나 헤파린 등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환자 ▲출혈성 질환이 있는 경우(혈우병, 혈소판 감소증)는 경비내시경의 금기증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증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검사가 가능한 경우도 있습니다. 이는 검사 당일 코 안의 상태를 파악한 후 검사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Q. 경비내시경을 받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은요.
검사 전 준비사항은 일반내시경과 동일합니다. 검사 당일은 금식해야 하고, 검사 전날 저녁은 건더기 없는 소량의 식사를 일찍 하는 것이 좋습니다.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이승현 원장(이승현내과 내과 전문의)
윤새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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