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이범호 동점타에 반했죠" 대학야구 '석동렬'의 도전…150㎞ 돌직구 통할까 [인터뷰]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09 WBC 결승에서)이범호 선배님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상대로 동점타 쳤을 때! 너무 멋있었어요. 야구를 시작한 이유죠."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키즈의 꿈은 이뤄질 수 있을까.

석상호(23)는 고려대 시절 '석동렬'로 불렸다. 최고 150㎞에 달하는 묵직한 직구와 거침없이 몸쪽에 찔러넣는 자신감 넘치는 피칭이 장점. 직구 외에도 슬라이더와 스플리터를 구사한다.

대학야구에선 13경기 34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12를 기록했다. 1군에서 활약할 불펜 투수로 기대된다.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에 롯데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었다. 신인 캠프에 참가중인 석상호는 "훈련이 정말 체계적이에요. 하루하루 몸이 좋아지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아직 투구는 안해봤어요. 대학 때보다 웨이트도 더 충실히 됐고, 순발력 트레이닝도 해서 아마 더 자신있게 던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학창시절 여러차례 고난을 경험했다. 중학교 때까지는 1루수였다. 하지만 중학교 3학년 때 왼쪽 손목 미세골절 부상을 당한 뒤 투수로 전향했다. 당시 코칭스태프는 타자로서의 가능성을 높게 사 반대했지만, 석상호 본인이 막무가내로 투수로 바꿨다고. 그는 "타자보다는 투수를 하는게 프로 갈 가능성이 더 높아진다고 생각했어요"라고 설명했다. 결과적으로 프로에 입단했으니 좋은 선택을 한 셈.

고등학교 때는 더 많은 출전기회를 찾아 성남고에서 청원고로 전학했다. 당시 성남고에는 손동현(KT 위즈) 강민성(전 롯데) 등이 있었기 때문. 하지만 고3 때 팔꿈치 부상을 겪으면서 프로에 미지명, 대학을 거친 뒤에야 KBO리그에 몸담게 됐다. 올해 롯데가 뽑은 신인 선수 중 유일한 대졸 선수다.

야구를 시작한 계기를 물으니 2009 WBC 얘기를 꺼냈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석상호의 눈에 야구선수들이 너무 멋있어보였다고. 특히 결승전 막판 다르빗슈를 상대로 이범호가 터뜨린 동점타를 가장 인상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롤모델은 청원고 선배 구승민이다. 학교는 물론 대졸 출신, 구위가 좋은 불펜이라는 점에서도 직속 선배다.

철저한 루틴형 선수다. 등판전 튜빙, 웨이트볼 개수, 단거리 러닝 횟수까지 정해놓고 한다고. 그는 "항상 경기전에 일정하게 설정한대로 움직인다. 컨디션을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진중한 목소리와 다르게 싸움닭 마냥 타자를 몰아붙이는 투구 스타일로도 주목받았다. 스스로의 구위에 대해 묻자 "프로 1군 불펜에서 경쟁할 만한 공이라고 생각해요. 얼른 1군에서 선배님들하고 같이 뛰고 싶습니다"라는 답이 돌아왔다.

"원래 자신만만한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대학교 4학년 때부터 성격을 바꾸려고 노력중입니다. 항상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자신있게 하려고 하니 야구도 더 잘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 1군에 최대한 빨리 올라가는 것, 그리고 오래 붙어있는 게 목표입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