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골 된 엄마, 2년 넘게 안방에 있었지만…연금 타려 방치한 딸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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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70대 노인이 숨졌지만 2년이 지나서야 방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6남매를 뒀지만 함께 살던 딸 외에는 누구도 그의 죽음을 몰랐다.
안방에 들어간 소방대원들이 이불을 들추자 백골 상태의 시신이 나왔다.
변사 사건 베테랑인 한 경찰관은 "시신이 집 안에 오래 방치돼도 출입문과 창문이 다 닫혀있으면 주변에서 악취를 못 맡을 수도 있다"며 "그래서 고독사가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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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인천 도심 한복판 빌라에서 70대 노인이 숨졌지만 2년이 지나서야 방에서 백골 시신으로 발견됐다. 6남매를 뒀지만 함께 살던 딸 외에는 누구도 그의 죽음을 몰랐다.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된 걸까.
“어머니와 연락이 닿지 않아 집에 찾아왔는데 함께 사는 언니가 문을 안 열어줘요.”
지난 11일 밤 늦은 시각. 112 종합상황실에 신고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관들이 지령을 받고 출동해 신고 장소인 인천시 남동구 모 빌라에 도착했지만, 현관문은 여전히 굳게 잠겨 있었다. 손으로 두드려도 집주인은 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경찰의 협조 요청을 받은 소방대원들이 강제로 들어간 집에서는 시취가 코끝을 찔렀다. 안방에 들어간 소방대원들이 이불을 들추자 백골 상태의 시신이 나왔다.
“악취가 심했습니다. 시신이 이불과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붙어 있었습니다.”
백골 시신은 A(사망 당시 76세·여)씨였다. 집 안에서 발견된 종이 한 장에는 ‘엄마가 숨을 쉬지 않는다. 2020년 8월’이라고 적혀 있었다. 메모 작성자는 A씨와 단둘이 살던 셋째딸 B(47)씨였다.
A씨는 6남매를 뒀으나 서로 간 연락이나 왕래가 없다 보니 B씨를 제외한 가족 누구도 사망 사실을 몰랐다. 경찰은 6남매의 아버지가 1995년 사망한 뒤 가족을 연결할 구심점이 없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웃들 역시 A씨 시신이 부패해 백골이 될 정도로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전혀 알지 못했다. 모녀는 2016년 9월 이 빌라로 이사 온 뒤 이웃들과도 자주 교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변사 사건 베테랑인 한 경찰관은 “시신이 집 안에 오래 방치돼도 출입문과 창문이 다 닫혀있으면 주변에서 악취를 못 맡을 수도 있다”며 “그래서 고독사가 종종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웃뿐 아니라 관할 행정복지센터도 몰랐다. 2011년 5월 A씨는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으나 2년 뒤 수급 대상에서 제외됐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닌데다 셋째 딸과 함께 살아 관리 대상 홀몸노인도 아니었다. 빌라도 A씨 명의로 돼 있었다.
지난해 11월 주민등록 사실조사 때 동네 통장이 B씨로부터 어머니 사망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구청에 사망 신고는 하지 않았다.
남동구 관계자는 “통장이 A씨 집에 아무도 없어 안내문을 부착하고 왔더니 B씨가 전화를 걸어 '엄마가 죽었다'는 말을 했다고 들었다”며 “통장은 B씨에게 사망신고를 하라고 했는데, 이후 신고된 줄 알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초생활수급자 등 복지 관리 대상자가 아니고 스스로 도와달라고 요청하지도 않으면 집집마다의 사정을 알기는 솔직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B씨를 사체유기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연금이 끊길까 봐 사망 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실토했다.
그는 직업이 없었다. 매달 어머니 몫으로 나오는 기초연금 30만원과 국민연금 20만원∼30만원으로 생활했다. 어머니 사망 후 28개월간 A씨가 대신 받은 연금은 1500만원 안팎이다.
B씨는 어머니 시신을 안방에 방치한 채 작은 방에서 주로 지냈다. 그는 경찰 조사 때 "“어머니가 죽기 전에 병을 앓아 아팠다”면서도 정확한 사망 이유는 말하지 않았다.
B씨에게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한 경찰은 연금 부정 수급과 관련한 혐의도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14일 “부검 1차 소견으로는 A씨 시신에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부검으로도 사망 시점이나 사인을 특정할 수 없어 추후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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