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잔치 막으려는 샐러리캡 이면, 심화된 ‘빈익빈 부익부’
돈 잔치를 막기 위해 올 시즌부터 도입 되는 샐러리캡(연봉총액 상한제)의 이면. 저연봉 선수들과 고연봉 스타플레이어들의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 현상도 심화되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KBO리그에서 시행되는 샐러리캡은 경제력이 부유한 구단들이 선수를 독점해 구단 간 전력차가 커지는 현상을 막기 위함이다. 저울의 기울기를 구단마다 똑같게 균형을 맞출 수는 없겠지만, 그 편차를 줄여 야구를 보는 재미를 늘리겠다는 목적이 있다.
또한 샐러리캡은 구단 간의 경쟁 등으로 지나치게 뛰는 선수들의 몸값의 기준선을 제시하겠다는 목표도 있다. 전체적인 수단의 평준화와 동시에 최상단에 위치한 선수들의 몸값이 지나치게 불어나는 것 역시 막기 위함이다.
2021년 SSG가 박종훈과 5년 총액 65억원(연봉 56억원·옵션 9억원), 문승원과 5년 총액 55억원(연봉 47억원·옵션 8억원)에 각각 최초의 非FA 다년계약을 맺으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후 삼성이 구자욱과 5년 간 최대 120억 원, SSG가 한유섬과 5년 최대 60억 원, 롯데가 박세웅과 5년 90억 원, NC가 구창모와 6년 최대 125억 원 등으로 FA 계약에 육박하거나 그 수준을 뛰어넘는 대형 규모의 다년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런 계약 자체는 합리적이고, 이미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널리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이런 종류의 다년 계약이 최신 트렌드가 된 것은 앞서 언급한 샐러리캡의 도입과 FA 자원의 희소화란 상황에서 벌어졌다는 게 미국과 한국의 차이다.
과거와 같은 수준의 FA 계약을 맺기 위해선 구단의 샐러리캡 관리가 매우 힘들어지기에 나타난 현상이란 뜻이다. 10개 구단 선수들이 FA를 선언하고 각 구단과 협상할 수 있는 외부 시장 상황은 통제하기 힘든 반면에 非 FA 다년계약은 구단의 연도별 연봉 총액 또한 상당 부분 관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샐러리캡에 여유가 있는 시즌에는 사전에 다년 계약을 맺은 선수에게 많은 연봉을 지불하고, 상대적으로 구단 연봉 총액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은 시즌에는 연봉을 줄이는 등의 방식을 쓸 수 있는 셈이다.
이와 같은 장점들로 일부 선수들은 보다 이른 시일내에 장기계약을 맺어, 선수 생활과 환경에 안전성을 더할 수 있게 됐다. 구단들 역시 최근 미국 메이저리그의 트렌드처럼 구단의 유망한 선수를 프랜차이즈 선수로 오랜 기간 잡을 수 있고, FA 경쟁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그 총량에 개입하는 샐러리캡의 존재로 인해 결과적으로 누군가는 웃을 때, 누군가는 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강제 된다. 당장 올해 연봉 협상부터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선수들도 늘고 있다.
수도권 A구단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샐러리캡의 존재가 연봉 협상 등에서 부담이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구단의 자원은 한정돼 있기에 연봉 협상 과정에서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한 고심이 깊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연봉 협상 과정에서 구단별, 혹은 선수별로 차이는 있지만 꽤 많은 진통이 벌어졌고 현재도 진행형인 구단들이 상당하다. 샐러리캡 탓에 구단별로 가용 가능한 자원은 한계가 있는데 반해 연봉액이 크게 상승한 선수들 혹은 상승폭이 적은 선수들을 중심으로 계약 과정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 예년보다 더 많이 발생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 소재 B구단의 한 선수는 “외부에서 보기엔 대형 非 FA 다년 계약 등이 수년째 꾸준히 나오면서 훈풍이 불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도 일부 선수들 이야기”라며 “나와 같이 당장은 FA를 떠올리기 쉽지 않은 선수들 입장에서 샐러리캡이 생기는 건 결국엔 내 몸값이 줄어들거나 연봉 상승폭이 줄어드는 것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올해 협상 과정에서 더 빡빡한 구단 잣대를 실감한 것 같다”며 매서웠던 협상 분위기를 귀띔하기도 했다.
샐러리캡 등의 인위적인 제한은 결국은 자연스러운 선수단 연봉 총액 상승을 억제하는 방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일부 선수들의 가치는 여전하다. 결과적으로 구단은 선택과 집중을 할 수밖에 없어진다. 그 결정에 더 큰 피해를 입는 쪽은 상대적으로 구단 입장에서 효용 자원으로의 가치가 낮은 저연봉 선수들이 될 수 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이런 상황들이 이어지면서 각 구단들의 선수들은 물론,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현실적이지 않은 샐러리캡의 제도 개선 및 변화에 대한 요구들이 불거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샐러리캡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도 적지 않다.
건강한 프로야구 산업 발전을 위해 구단의 적자폭이 커지는 것 역시 긍정적인 요소는 아니다. 그럼에도 자연스러운 물가상승과 인플레이션 등에도 불구하고, 그 폭을 제도적으로 억제하는 건 시장의 논리를 거스르는 일이기도 하다.
직업인으로서 선수 활동 유인의 가장 큰 근거가 되는 연봉 및 대우 수준에 편차가 커지는 것 역시 건강한 리그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 누군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축배를 들 때, 누군가는 유니폼을 벗거나 힘든 환경에서 눈물을 흘릴 수 있다.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정착에는 명암이 공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제도 속에서 신음하는 이들이 없는지를 들여다보는 것 역시 책임 있는 이들이 해야 할 역할이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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