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표를 써? 해고야…나경원, 굴복과 반윤 사이에 서다 [주간잇슈]
尹대통령, 수리·해촉도 아닌 전격 해임
제2의 이준석·유승민으로 간주한 셈
주저 앉히려는 친윤 압박 더 거세질 것
대표 출마·불출마 갈림길에 선 羅
어떤 선택하든 험난한 길일 수밖에
안녕하세요. 이상훈 정치전문기자입니다.
생각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습니다. 나경원 전 의원의 사직서와 윤석열 대통령의 전격 해임 결정입니다.
그 다음부터 골이 깊어집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방치할 수 없는 처사”, “대단히 실망”이라고 맹비난합니다. 다른 관계자는 언론에 “해촉 의견도 있다”고 슬쩍 밝히기도 합니다. 나 전 의원은 이 익명의 비난을 윤 대통령의 생각으로 받아들인 듯합니다. 문자로 부위원장직 사의를 표명하죠. 강수였죠.
대통령 비서실장이 사의를 전달받고 보고를 했지만 윤 대통령은 별다른 입장이 없었습니다. 대통령실에선 문자로는 안되고 종이로 된 사직서가 있어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죠. 그러다가 대통령실발로 “나 전 의원은 소중한 자산”, “이런 식으로 정리될 문제인지 더 볼 필요가 있다”는 달래는 듯한 반응이 전해집니다.
13일 오전 나 전 의원은 사직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반나절이 지난 이날 오후 윤 대통령은 나 전 위원을 해임합니다. 격식을 갖춘 ‘사표 수리‘도, ‘해촉’도 아닌 해임입니다. 더구나 나 전의원이 사의 표명을 밝히지도 않은 기후대사직까지 해임했고, 두 자리의 후임자까지 내정했습니다. 마음에 안드니 나가라는 겁니다.
사실 나 전 의원은 총선에서 낙선하고 재작년 당대표 선거에서도 지고 해서 정치적으로 존재감이 희미해진 상황이었습니다. 작년에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받지 못한 걸 푸념했지만 그냥 흘러 지나가는 얘기가 되는 처지였죠.
나 전 의원의 기자간담회 내용 자체도 그다지 언론의 주목을 받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대통령실이 부인하고 압박하면서 더 부각이 됐죠. 그낭 윤 정부 기조와 다르다고 슬쩍 전달했으면 될 것은 대통령실이 비난에 나서면서 일이 커졌습니다. 그바람에 나 전 의원은 돌연 ‘핫인물‘이 된 겁니다. 게다가 여당 지지층 대상 차기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1위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윤 대통령이 두 직책에 대한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둔겁니다. 사표를 수리와 반려 중 선택지가 있다는 예상을 깨고 ‘해고’를 해버린 겁니다. 나 전 의원을 불신한다는 걸 공개적으로 천명한 셈입니다. 같이 갈 수 없는 사람이 된 겁니다.
석달 전 나 전의원이 저출산위 부위원장에 위촉됐을 때, 당대표 출마에 나서지 않도록 묶어두는 효과가 있다는 시각이 정치권에 꽤 있었던 게 생각납니다. 13일 전격 해임은 어떤 의미일까요. 또다른 이준석, 제2의 유승민으로 간주한다는 것을 천명한 셈입니다. 친윤에게 당원에게 보내는 신호로도 보입니다. 앞으로 국민의힘의 친윤 정치인들의 나 전 의원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이 뻔해 보입니다. 당대표 출마를 막기위해서죠.
이제 나 전 의원은 갈림길에 섰습니다. 이대로 굴복해 불출마를 선택할지, 아니면 출마에 나서 반윤의 길로 갈지 말입니다. 전자라면 앞으로 잊혀진 존재가 되고, 후자라면 고난의 길이 시작되는 겁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습니다. 위원회 소개 코너에는 13일 낮만해도 나 전 의원이 부위원장으로 올라가 있었는데 저녁에는 사라지고 그 자리에는 후임자가 프로필이 자리를 하고 있네요. 지금까지 ‘주간잇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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