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Pick] '국악계 쇼팽'이 만든 지하철 BGM, 풍년이 온다네♪♬
"이번 역은 강남, 강남역입니다. ♬♩♪♭"
우리네 일상 속에서 공기처럼 함께 했던 서울 지하철 환승역 BGM '얼씨구야'가 14년 만에 시민들에게 안녕을 말한다는 소식입니다.
선배 BGM '얼씨구야'의 바통을 이어 받을 후배 BGM은 경기 민요 '풍년가'를 소재로 한 생활국악 '풍년'인데요, 이 곡은 '국악계의 쇼팽'이라고 불리는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박경훈 씨가 작곡했다고 합니다.
이달 16일부터 서울 지하철에서 만나볼 수 있는 '풍년'은 어떤 곡이고, 또 14년간 시민들과 함께한 '얼씨구야'는 어떻게 지하철 환승역 BGM으로 쓰이게 됐을까요?
지하철 환승역 BGM '얼씨구야', 14년 만에 뜨거운 안녕
지하철을 늘 이용하는 수도권 시민이라면 하루 중 가장 많이 듣는 음악은 아마도 '얼씨구야'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렇다면 이 곡은 언제부터 지하철 환승역 BGM으로 쓰이게 된 걸까요?
이 배경을 알기 위해서는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005년 당시 국립국악원은 일상생활 속 국악 활성화를 위해 '생활 속의 우리국악(이하 생활국악)'이라는 프로젝트를 가동시켰는데요.
쓰임별로 종류를 나누고, 여러 작곡가에게 작곡을 의뢰해 2007년에는 총 100곡(휴대전화 벨소리 40곡, 통화연결음 40곡, 수양 음악 20곡)을 완성했습니다.
공익 목적으로 만들어진 곡들이었기 때문에 학교와 관공서는 물론 지하철 운영사들에게도 배포가 되었는데요, 이후 한국방문의해(2010~2012)를 앞두고 서울메트로가 환승 음악을 국악으로 바꾸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이때 후보곡 리스트에는 국립국악원에서 만든 여러 음원들도 당연히 포함되어 있었고요, 국립국악원 음원 중에는 당시 28살의 청년 작곡가였던 김백찬 씨가 휴대전화 벨 소리용으로 만든 '얼씨구나' 또한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여러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의견을 거쳐 선정된 곡이 바로 우리가 지하철에서 늘 듣는 '얼씨구야'입니다.
'국악계 쇼팽'이 만든 새로운 BGM '풍년'은 어떤 곡?
선배 BGM '얼씨구야' 자리를 이어받은 후배 BGM '풍년'은 경기 민요 '풍년가'를 소재로 한 곡으로 '국악계의 쇼팽'으로 유명한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박경훈 씨가 만든 1분 9초짜리 생활국악입니다.
원곡의 주선율인 '풍년이 왔네 풍년이 왔네…'의 경토리* 선율진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4박 구조의 단순하면서도 흥겨운 곡조로 재해석된 산뜻한 곡입니다.
(* 경토리 : 경(京)토리. 서울과 경기지방의 음악어법. 주로 솔-라-도-레-미의 5음음계로 되어있고, 경쾌하고 밝은 느낌을 주는 것이 특징.)
'얼씨구야'와 마찬가지로 '풍년' 또한 생활국악 사업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곡으로 2020년 12월 발매된 '국립국악원 생활음악 시리즈 19집'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난해 10월 서울교통공사 통합 5주년을 기념하여 실시한 '서울 지하철 환승 안내방송 음악 선호도 조사'에서 박경훈 씨의 '풍년'이 전국민 대상 온라인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얼씨구야' 뒤를 잇는 새로운 BGM으로 선정되었습니다.
공사 측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지친 고객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제공하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고자 새로운 환승 음악을 도입하기로 했다는데요, 이 '풍년'은 이달 16일부터 2월까지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 차츰차츰 만나볼 수 있습니다.
'얼씨구야'와의 14년. 그리고 우리와 새롭게 함께할 '풍년'.
'풍년이 왔네'라는 원곡의 가사와 경쾌한 음률만큼이나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많은 시민들에게 행복을 가져다주는 '풍년' 같은 음악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 14년 만에 바뀐 새로운 지하철 환승음악 '풍년' 들어보기
[ http://bit.ly/3IMRQY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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