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올라도…은행권 예·적금 금리인상 '미적'

김희정 2023. 1. 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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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핫&뉴]
'이자장사로 성과급 잔치' 비판에 은행권 반박
하나은행, 독일 헤리티지 펀드 원금 전액 반환 결정
신한라이프, 경영전략회의 "업계 2위 도약"

기준금리 인상에도 은행권 '눈치싸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은행들이 예·적금 금리 인상에 미적거리고 있다. 대출금리는 오히려 인하할 태세다. 최근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예금금리 역시 낮아지고 있는데다, 금융당국이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 인상에도 수신금리 인상에 대해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한은은 지난 13일 올해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포인트 올려 연 3.5%로 운용키로 했다. 이는 14년 만에(200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관련기사 : 기준금리 또 인상…3.5%가 꼭대기 아니었나(1월 13일) 

은행권은 지난 10월까지만해도 기준금리가 오르거나 내리면 빠르게 수신금리나 대출금리를 조정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낮아지면서 수신금리 인하 압력이 커졌다. 채권시장이 안정되고 은행들의 은행채가 다시 발행되면서 예금금리를 올릴 필요성이 낮아졌다. 

실제 지난 11일 기준 5대 시중은행들의 대표 정기예금 1년 만기 금리는 연 3.94~4.2%(단리 기준)로 집계됐다. 같은 상품들의 지난해 12월 취급 평균금리는 연 3.18~4.95%였다. 최고 금리 기준 0.75%포인트 낮아졌다. ▷관련기사 : 3%대로 낮아진 예금 금리...대출 금리도 떨어질까?(1월 11일) 

금융당국이 수신금리와 대출금리 인상 자제를 요청한 것도 은행들이 결단을 망설이는 이유 중 하나다. 은행 예·적금 등 수신금리가 상승하면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COFIX)가 상승한다. 코픽스는 신용대출 뿐 아니라 주담대 등 은행권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된다. 코픽스가 오르면 이에 기반한 대출금리 또한 상승하는 구조라는 뜻이다.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다시 빠르게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예금금리 하락 추세에 따라 대출금리가 낮아질 여지가 생겼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전날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들과 간담회에서 "예금금리 인하가 코픽스를 매개로 대출금리에 전달되는 데는 시차가 있다"며 "예금금리 인하로 인한 추세적 효과는 다음번 코픽스 고시 이후 자연스럽게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이미 일부 은행들은 선제적인 대출금리 인하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전날 주담대 변동금리 등 대출금리를 0.7%포인트 인하했다. NH농협은행도 오는 20일부터 주담대 변동금리를 최대 0.8%포인트 인하할 예정이다. 

이자장사 비판에…은행권 "성과급은 자율"

/사진 = 이명근 기자 qwe123@

은행권이 "성과급은 노사 자율로 결정하는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고액 성과급 지급 관행을 지적하자 이를 곧바로 반박해, 외부 개입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이 직원들에게 기본급의 300~400%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지급할 계획이다. 지난해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예대마진 확대로 역대급 실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은행권이 고금리 이자장사'를 통해 막대한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당국과 여당인 국민의힘은 예대금리차 문제를 거론하며 은행권을 잇달아 압박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은 "주담대 금리는 8%를 넘는데 예금금리는 3%대로 내려앉았다"면서 "금융당국이 금리인상 자제를 권고하자 대출금리는 놔두고 예금금리만 내린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은행연합회는 "일각에서 은행이 이익 확대를 위해 예대금리차를 의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은행 노사가 논의 중인 성과급은 지난해 전체 성과에 대한 것으로 최근 급변한 시장금리 상황이 대폭 반영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맞받았다. 그러면서 "은행 성과급은 다른 회사와 마찬가지로 실적 외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노사 합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결정되는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독일 헤리티지 펀드 원금 전액반환"

이승열 하나은행장/그래픽=비즈니스워치

하나은행이 이사회를 열고 독일 헤리티지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금 금액은 73좌, 233억3000만원에 달한다.

지난해 11월 금감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신한·NH투자증권·하나은행 등 6개 판매사에 대해 "고객에게 헤리티지 펀드 투자원금 전액을 배상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같은 결정은 민법 제109조에 따른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에 근거했다. 분조위는 해외 운용사가 중요한 부분에 대해 거짓·과장된 내용을 담은 상품제안서를 만들었고, 국내 6개 판매사가 이 제안서에 따라 계약을 진행해 투자자들의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하나은행은 투자원금을 반환하기로 했으나, '착오에 의한 계약취소'라는 법리는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 대신 자율 조정을 통해 원금을 돌려준다는 방침이다. 앞서 투자원금 반환을 결정한 신한투자증권, NH투자증권과 같은 결정이다. ▷관련기사 : 신한·NH투자증권, 헤리티지펀드 원금 '전액반환'…권고안은 '불수용'(2022년 12월 27일) 

헤리티지 펀드 판매 규모는 총 4835억원이다. 신한투자증권(4835억원), NH투자증권(243억원), 하나은행(233억원), 우리은행(223억원), 현대차증권(124억원), SK증권(105억원) 순으로 많다. 이중 현재까지 분조위 결정 수용 여부를 밝히지 않은 곳은 우리은행 뿐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 "업계 2위 도약" 

신한라이프가 업계 2위권(Top2)으로의 도약을 선포했다. 지난 11일 신한라이프 본사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다. 부서장 81명이 참석한 이번 회의는 '하나된 팀 라이프, Top2를 향한 질주' 라는 전략 슬로건 아래 핵심전략과 재무적 방향성을 공유하고자 마련됐다.

신한라이프는 급변하는 금융시장과 보험산업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고자 △본원적 경쟁력 혁신 △미래 성장동력 실질적 성과 창출 △지속가능경영 실행 △소통 중심 업무환경 구축 등 4대 핵심전략을 발표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비즈니스 이노베이션(Business Innovation) 전략을 기반으로 본원적 영업력 제고를 통한 신계약 계약서비스마진 확보에 나선다. 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안전성을 바탕으로 금융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부채관리 전략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은 "Top2는 수익성, 효율성, 성장성, 고객신뢰, 직원만족 등 모든 측면에서 최고의 보험사가 되는 것"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주요 경영전략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물려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 

KB국민카드, 캄보디아 현지 리스사 인수

KB국민카드가 캄보디아 리스사 '아이파이낸스리싱'(i-Finance Leasing Plc·이하 IFL)을 인수해 할부금융 시장에 이어 리스 시장에도 진출한다. 국민카드는 지난해 10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IFL 지분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11월 말 현지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 후 12월 말 상무부 등록절차를 마쳐 지분 인수 거래와 자회사 편입을 완료했다. 

2014년에 설립된 IFL은 2021년 말 기준 총자산 1250만달러, 자기자본 215만달러, 임직원 98명을 둔 캄보디아 내 중위권 리스 회사다. 오토바이·삼륜차 등 리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국민카드는 IFL 지분 100%를 자회사인 'KB 대한 특수은행'과 공동으로 인수했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영업 활동을 시작한다.

국민카드는 단기적으로 △오토바이, 자동차, 농기계 등 상품다각화를 통한 신규 고객 확보 △국민카드 지급보증을 활용한 조달비용 절감 및 가격경쟁력 강화 △신용평가시스템 구축을 통한 건전성 개선 △최적화된 대출 심사를 통해 우량 자산 비중을 확대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리스사를 KB 대한 특수은행으로 통합해 지방으로 영업지역을 확대하고 할부금융과 리스 상품에 대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새로운 비즈니스 영토 확장으로 캄보디아 내 지방 영업점 추가 확보와 함께 사업 다각화를 통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했다. 

김희정 (khj@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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