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볼 일 많을걸? KBL 올스타게임, 사상 첫 수원 개최
[점프볼=최창환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2020-2021시즌 개최되지 않았던 올스타게임은 지난 시즌 대구체육관에서 열리며 팬들에게 모처럼 ‘별들의 축제’를 선사했다. 올 시즌 올스타게임은 2023년 1월 15일 수원 KT의 홈구장 수원KT소닉붐아레나에서 열린다. KBL 출범 후 수원에서 올스타게임이 개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이 완화된 만큼, KBL은 2019-2020시즌 올스타게임까지 진행됐던 전야제 행사를 통해 팬들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갈 계획이다.
※본 기사는 농구전문매거진 점프볼 1월 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올스타 팬 투표 1위는 예상대로였다. 허웅(KCC)이 14만 2475표를 획득, 2시즌 연속이자 통산 4번째 팬 투표 1위를 차지했다. 지난 시즌 역대 최다득표(16만 3850표)에는 못 미쳤지만, 이번에도 의미 있는 기록을 남겼다. 허웅은 2002-2003시즌부터 4시즌 연속 10만 표 이상을 획득했던 이상민에 이어 2시즌 연속 10만 표 이상을 얻은 역대 2번째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지난 시즌 올스타게임 MVP로 선정됐던 허웅은 이제 워렌 로즈그린, 김선형에 이어 역대 3호 2시즌 연속 올스타게임 MVP에 도전한다.
사실 팬 투표 1위보다 큰 관심을 모았던 건 누가 허훈(상무)이 떠난 2위 자리를 차지하느냐였다. 팬 투표가 중반으로 향할 때까지만 해도 변준형(KGC)과 양홍석(KT)이 2위를 두고 다투는 형국이었다. 변준형은 안양 KGC를 1위로 이끌며 2라운드 MVP를 수상했고, 양홍석 역시 탄탄한 팬층을 보유한 가운데 홈에서 올스타게임이 열린다는 점이 플러스 요소로 작용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렀던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서울 SK의 반격이 펼쳐졌고, 양 팀의 중위권 도약에 앞장선 이대성(한국가스공사)과 최준용(SK)이 팬 투표에서도 상위권 판도를 흔들었다. 양홍석은 소속팀 KT의 부진이, 변준형은 팀 동료 문성곤에게 표가 분산된 게 2위 싸움에서 불리한 요소로 작용했다. 2위는 단순한 NO.2 이상을 의미한다.
KBL은 2018-2019시즌부터 NBA처럼 팬 투표 1, 2위에 오른 선수가 각각 자신의 이름을 딴 팀을 만들어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단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올스타게임을 진행해왔다. 첫 시즌만 양홍석 매직팀, 라건아 드림팀이라 불리며 기존과 같은 매직팀, 드림팀의 대결 구도를 이어갔고, 2019-2020시즌부터 팀+선수 이름으로 팀명에 변화를 줬다. 첫 시즌에는 팀 허훈과 팀 김시래가 맞붙었고, 2020-2021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올스타게임이 취소됐다. 2021-2022시즌에는 허웅, 허훈이 올스타 팬 투표 역사상 최초로 1, 2위를 차지한 형제라는 진기록을 남기며 팀 허웅, 팀 허훈으로 맞붙었다. 올 시즌은 팀 허웅과 팀 이대성이 맞대결을 갖는다. 이대성과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고 있는 최준용, 라건아는 샐러리캡을 비롯한 현실적인 여건상 같은 팀에서 뭉치는 게 어렵지만 올스타게임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원주 DB에서 뛰었던 지난 시즌에 김종규를 선발했던 허웅이 이번에는 어떤 선수를 선택할지도 궁금하다. 어쩌면 허웅, 이대성 모두 라건아를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을까. KBL은 지난 시즌 올스타게임과 같이 드래프트 콘텐츠를 제작, 12월 말에 드래프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올스타게임의 양 팀 감독은 매 시즌 KBL이 지정한 날 기준 정규리그 1, 2위 팀 감독이 맡아왔다. 올 시즌은 12월 15일이 기준일이었다. KGC가 시즌 개막 후 줄곧 1위를 질주해 김상식 감독이 올스타게임 지휘봉을 잡는 건 예견된 일이었지만, 2위는 오리무중이었다. 김승기 감독, 조동현 감독이 이끌고 있는 고양 캐롯, 울산 현대모비스가 2위 자리를 두고 팽팽한 순위싸움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다소 유리해 보였던 쪽은 김승기 감독이었다. 캐롯은 12월 15일을 이틀 앞둔 12월 13일에 DB와 맞붙었는데, 당시 DB는 3연패에 빠져있었다. 반면, 캐롯은 12월 10일 2위 경쟁 중인 현대모비스를 꺾어 기세가 오른 터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DB가 91-82로 승, 캐롯이 3위로 내려앉아 조동현 감독의 올스타게임 감독이 확정됐다. 올스타게임 감독의 캐스팅 보트는 DB가 쥔 셈이었다.
김상식 감독, 조동현 감독 모두 올스타게임에서 감독을 맡게 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김상식 감독은 감독대행 전문가였다. 안양 KT&G(현 KGC), 대구 오리온스(현 캐롯), 서울 삼성 등 3개 팀에서 감독대행을 맡았다. 통상적인 감독대행 사례에서 그렇듯, 모두 팀 성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맡은 감독대행이었다. 오리온스 감독 재임 시절에도 팀 성적이 하위권에 맴돌아 올스타게임 감독은 먼 나라 얘기였다. 조동현 감독 역시 KT 지휘봉을 잡고 있었던 3시즌 모두 하위권에 머물러 기회가 없었지만, 명가 현대모비스의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 이후에는 첫 시즌부터 올스타게임 감독을 맡게 됐다. 조동현 감독은 팬 투표 1위 허웅을 축으로 구성된 팀을 이끈다. 윤유량 캐롯 코치, 강혁 한국가스공사 코치가 조동현 감독과 함께 코칭스태프를 이룬다. 김상식 감독은 임재현 LG 코치, 김기만 SK 코치와 코칭스태프를 구성, 팀 이대성과 함께 한다.
KBL은 이번 올스타게임을 맞아 덩크슛 콘테스트 방식에 변화를 줬다. 2003-2004시즌부터 외국, 국내로 나뉘어 진행했던 덩크슛 콘테스트를 출범 초기처럼 단일화한 것. KBL이 출범할 때만 해도 덩크슛 콘테스트는 외국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원년시즌 전희철이 출전하는 등 종종 국내선수들이 도전했지만, 탄력과 쇼맨십 모두 외국선수들에 비할 수준은 아니었다. 빅맨들을 제외하면 덩크슛을 구사할 수 있는 국내선수가 많지 않던 시절이기도 했다.
2003-2004시즌에 국내 부문 덩크슛 콘테스트가 신설됐고, 이후 많은 국내선수들이 탄력을 뽐냈다. 이승준이 가장 많은 4회 우승을 차지했고, 김현민(3회)이 그 뒤를 이었다. 2009-2010시즌에는 김경언이 원맨 앨리웁 덩크슛을 터뜨린 데 이어 농구공이 담긴 바구니를 뛰어넘는 덩크슛도 구사, 최단신 덩크왕(185cm)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승준, 김효범, 김경언 등을 제외하면, 국내 부문은 테크닉보다는 퍼포먼스에 중점을 둔 콘테스트로 변질된 것도 사실이다. 아이돌그룹의 노래에 맞춰 댄스를 선보이거나 별명과 어울리는 복장을 갖춘 후 덩크슛을 시도하는 건 초창기만 참신했을 뿐, 언젠가부터 덩크슛 콘테스트의 흐름을 끊는 요소가 됐다. 흔히 말하는 ‘젓가락 덩크’도 못하는 국내선수가 심심치 않게 나왔고, 덩크슛 후 상의를 탈의하는 퍼포먼스도 식상함을 더할 뿐이었다.
KBL은 종합적으로 의견을 취합, 20시즌 만에 외국선수와 국내선수가 함께 참가하는 방식의 덩크슛 콘테스트로 회귀했다. 팬 투표와 팀 추천, 기술위원회 심의를 통해 9명의 참가선수가 결정됐다. 이매뉴얼 테리(삼성), 론데 홀리스 제퍼슨(KCC), 유슈 은도예(한국가스공사) 등 외국선수 3명과 필리핀 아시아쿼터 렌즈 라반도(KGC)가 우승을 두고 경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시즌 우승을 차지, 어쩌면 ‘마지막 국내 부문 우승자’로 남을지도 모를 하윤기(KT)를 비롯해 임현택(SK), 이광진(LG), 박진철(캐롯), 최진수(현대모비스)는 국내선수의 자존심을 걸고 콘테스트에 나선다.
3점슛 콘테스트에서는 3점슛에 관해선 어나더 레벨로 올라선 전성현(캐롯)의 우승 여부가 관심을 모은다. 전성현은 ‘불꽃슈터’라 불리는 등 KGC 시절부터 뛰어난 3점슛 능력을 과시해왔지만, 유독 3점슛 콘테스트와는 인연이 없었다. 당일 슛 컨디션과 대진운 등이 따라야 하는 콘테스트의 특성 때문이었다. 공교롭게도 캐롯 역시 오리온 시절부터 한 차례도 3점슛 콘테스트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전신 시절 포함 3점슛 콘테스트 우승자를 배출한 적이 없는 팀은 캐롯, 삼성 등 단 2팀뿐이다. 전성현과 이호현, 장민국(이상 삼성)이 각각 소속팀의 자존심을 걸고 3점슛 콘테스트에 출전한다.
총 25차례 열린 3점슛 콘테스트에서 가장 많은 우승자를 배출한 팀은 SK(6회)다. 1998-1999시즌에 김광은이 깜짝 우승을 차지한 후 조상현, 문경은, 방성윤, 변기훈 등 슈터들이 명맥을 이어갔다. 데뷔 초기 슛이 약점으로 꼽혔던 최준용도 2019-2020시즌에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슈팅능력을 더욱 갈고 닦아 3점슛을 강점으로 만들었다. 최준용과 더불어 지난 시즌 우승자 이관희(LG)는 이번 3점슛 콘테스트에 출전, 2번째 우승에 도전한다. 2회 우승을 차지한 선수는 우지원, 문경은, 조성민, 전준범 등 단 4명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전준범은 2016-2017시즌부터 2017-2018시즌에 이르기까지 역사상 최초로 2시즌 연속 3점슛 콘테스트 우승을 달성했다. 이관희는 역대 5번째 2회 우승이자 2번째 2회 연속 우승을 노린다.
BOX I_올스타 팬 투표 결과
순위 선수 소속팀 득표수 순위 선수 소속팀 득표수
1위 허웅 KCC 14만 2475표 13위 김시래 삼성 6만 8112표
2위 이대성 한국가스공사 9만 6186표 14위 이재도 LG 6만 7747표
3위 양홍석 KT 9만 3320표 15위 이우석 현대모비스 5만 9879표
4위 최준용 SK 9만 2902표 16위 하윤기 KT 5만 9706표
5위 변준형 KGC 9만 2867표 17위 이대헌 한국가스공사 5만 7350표
6위 이정현 삼성 9만 113표 18위 이관희 LG 5만 6769표
7위 전성현 캐롯 8만 9351표 19위 이승현 KCC 5만 6667표
8위 김선형 SK 8만 8061표 20위 정창영 KCC 5만 2130표
9위 이정현 캐롯 8만 7270표 21위 라건아 KCC 5만 1635표
10위 문성곤 KGC 8만 6447표 22위 아셈 마레이 LG 4만 9517표
11위 강상재 DB 7만 9750표 23위 오마리 스펠맨 KGC 4만 9350표
12위 이원석 삼성 7만 225표 24위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현대모비스 4만 8811표
BOX II_올스타게임 콘테스트 명단 ★은 올스타
3점슛 콘테스트
이선 알바노(DB), 이호현, 장민국(이상 삼성), 최성원, ★최준용(이상 SK), ★이관희(LG), ★전성현, ★이정현(이상 캐롯), ★허웅(KCC), ★오마리 스펠맨, 문성곤(이상 KGC), ★양홍석(KT), 전현우(한국가스공사), ★론제이 아바리엔토스, 김국찬(이상 현대모비스)
덩크슛 콘테스트
이매뉴얼 테리(삼성), 임현택(SK), 이광진(LG), 박진철(캐롯), 론데 홀리스 제퍼슨(KCC), 렌즈 아반도(KGC), ★하윤기(KT), 유슈 은도예(한국가스공사), 최진수(현대모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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