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소송액서 2000만원 증액…전장연 거듭 “오세훈, 대화하자”

서울교통공사 잇딴 손배소 청구에 “휴전·냉각기에도 적군 무찌르듯 민·형사 '폭탄'” 비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회원들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지하철 4호선 삼각지역 승강장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도하는 가운데 경찰이 배치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탑승 시위를 벌여온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상대로 6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데 이어 기존 소송 청구액도 2000여만원 증액했다.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을 향해 “대화를 통한 해결에 마음을 내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13일 공사와 전장연에 따르면 공사는 지난 11일 전장연 측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청구액을 5145만원으로 늘린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 서울중앙지법이 이 소송의 2차 조정안을 낸 지 하루 만이다.

이로써 청구액은 2021년 말 소송 제기 당시 청구한 3000만원보다 2145만원 늘었다.

공사는 2021년 1월22일부터 11월12일까지 전장연이 7차례 벌인 지하철 탑승 시위로 인해 열차운행 불능 손실(운임수입 감소분) 2808만원, 현장 지원 인건비 250만원, 열차 지연에 따른 고객 반환금 287만원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전장연은 이날 논평을 내고 서울시 측에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전장연은 오 시장에게 “‘휴전’과 ‘냉각기’ 기간에도 적군을 무찌르듯이 민·형사소송으로 폭탄을 던지지 마시고 대화를 통한 해결에 마음을 내어주시기 바란다”며 “전장연은 적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전장연은 “현재 서울교통공사가 3000만원에 대한 민사소송 재판 진행 중에 ‘법원 조정결정문’ 수용 여부를 두고 서울시장님과 면담을 앞두고 있다”며 “그런데 11일에는 민사소송 청구액이 총 5145만2145원으로 2145만2045원을 증액한 소장을 받았다”고 전했다.

전장연은 오 시장과의 면담에 다른 장애인 단체도 배석할 것을 제안받았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이들은 “장애인을 갈라치기 위해 다른 단체를 끼워넣기보다 기획재정부를 오게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전장연 시위로 지하철 운행이 5분을 초과해 지연됐을 때 전장연이 공사에 500만원을 배상하라는 1차 강제조정안을 낸 바 있다.

전장연은 조정안을 수용해 5분 안에 승차하는 방법으로 지하철 시위를 계속하겠다고 했으나, 오 시장과 공사가 거부했다. 법원은 지난 10일 지연 시간 조건을 뺀 2차 조정안을 제시했다.

공사는 2차 조정안을 받아들일지 검토 중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