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톡톡] "먹는 게 죽기보다 싫어요"...살 빼려다 죽음에 이르는 거식증

서애리 2023. 1. 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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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TV 프로그램에서 '갑자기 거식 증세를 보이며 18kg이 된 10세 아이'의 관찰 영상이 방영됐다. 이 아이는 갑자기 식욕이 줄기 시작해, 음식을 극단적으로 거부하며, '왜 자꾸 밥을 먹으라고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먹는 게 너무 싫다고 했다. 가수 권진아 역시 예전에 극단적 다이어트로 인해 4년 동안 거식증과 폭식증 등 식이 장애를 겪었다고 고백했다. 하이닥 전문가들과 함께 섭식장애 중 하나인 '거식증'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보자.

음식을 극단적으로 거부하는 거식증은 식이장애 중 하나이다ㅣ출처: 게티이미지 뱅크

Q. 하루에 1~2끼 정도 먹는데, 많이 먹는 것도 아닌데 먹으면 토할 것 같은 기분이 들고, 음식을 먹기가 싫어집니다. 거식증일까요?

거식증은 식이장애 중 하나로 가장 심각한 형태의 질환입니다. 신경성 식욕부진증이라고 부르는데, 음식을 극단적으로 거부하면서 신진대사, 장기 활동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거식증과 함께 폭식증은 섭식장애의 일종입니다. 섭식장애는 식이 행동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죠. 식이장애는 혼자만의 노력으로 극복하기 어려운 만큼 정상적인 식생활로 돌아오기 위해서는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합니다. 주로 약물치료와 상담을 통한 심리치료를 진행하게 됩니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유은정 원장(서초좋은의원)

Q. 심하게 다이어트를 한 후 먹으면 속이 울렁거리면서 토를 못 참는 등 거식증 증상이 나타나는데요. 그러면서 불면증도 같이 온 것 같아요. 거식증 때문일까요?

거식증과 폭식증 같은 식이장애는 심리적 문제로 발생합니다. 거식증의 대표적 원인은 '체중 조절로 인한 스트레스'이지요. 흔히 다이어트를 성공한 사람 중에는 바로 다시 음식을 자신의 양껏 섭취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시 살이 찌는 것이 두려워 음식을 먹지 못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반복되는 다이어트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 공포 등으로 거식증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강박감이 오래되고 악화하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체력이 떨어질 뿐 아니라 우울증, 무기력증, 불면증,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으로 추가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한혜성 원장(한혜성조이의원)

Q. 음식을 먹고 토하기를 반복하기는 하지만,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식이장애 진료를 받아야 할까요?

음식을 거부하거나 폭식하는 등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아도 섭식장애일 수 있습니다. 섭식장애란 식이 행동과 관련된 이상 생각이나 행동을 통틀어서 말하는 것입니다. 음식을 먹고 토하는 등의 증상이 있거나, 음식에 대해 강박관념, 체중에 집착 등이 있다면 섭식장애일 수 있습니다. 심해지면 치료가 어려운 거식증과 폭식증으로 악화할 수 있습니다. 또한 거식증이나 폭식증이 있으면 정신적 문제뿐 아니라 체내 상태도 좋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당장 어떤 급박한 문제에 직면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상생활에서는 문제가 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이미 '살이 찌는 것이 두렵다'라는 생각이 있다면 그 생각 자체를 병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습관은 좋든 나쁘든 오래 이어질수록, 병은 고착화될 수록 고치기 어렵습니다. 특히 이런 섭식과 관련된 문제는 단 하루라도 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하이닥 한방과 상담의사 노영주 원장(좋은꿈한의원)

Q. 거식증이 생긴 이후로 생리를 안 하고 있어요.

거식증에 걸린 환자 대부분은 저체중 상태이며, 면역력이 떨어져 다양한 질병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체중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으로 음식을 먹는 것을 거부하는데, 음식을 적게 섭취하는 만큼 신진대사가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폭식에 대한 스트레스와 함께 억지로 토하거나 하면 호르몬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생리불순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생리불순이 심해지면 폐경, 불임 등도 나타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또 거식증으로 인해 잦은 구토는 치아와 식도 등에 염증과 상처가 나는 원인이 됩니다. 체중감량을 위해서는 끼니를 거르지 말고, 적당한 양의 영양을 체내에 공급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박기정 원장(마리안여성의원)

Q. 임신 전에 거식증을 앓고 있었습니다. 현재 임신 중인데 여전히 거식증 증상이 있어요.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 걱정입니다.

거식증은 다이어트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식욕부진이 생겨, 먹지 못할 뿐 아니라 소화를 시키지 못하기도 합니다. 거식증은 무월경 증상을 일으키기도 하며, 이런 여성이 임신하게 되면 기아 상태에서 임신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모체는 영양 결핍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그리하여 엽산 등의 영양 부족으로 신경관 결손증, 심장 기형 등이 선천적 기형아를 낳을 수 있습니다. 태아의 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제대로 섭취할 수 없어 영양 결핍이 되기 쉬우며, 태아 발육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 유의하기를 바랍니다.

-하이닥 산부인과 상담의사 김상현 원장(동원산부인과의원)

* 이 기사는 하이닥 전문가의 답변을 재구성했습니다.

도움말 = 하이닥 상담의사 유은정 원장(서초좋은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한혜성 원장(한혜성조이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노영주 원장(좋은꿈한의원 한의사), 하이닥 상담의사 박기정 원장(마리안여성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하이닥 상담의사 김상현 원장(동원산부인과의원 산부인과 전문의)

서애리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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