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상환액 줄여보자” 금융권 50년 만기 주담대 내놨다

수협은행ㆍ한화생명 등 주담대 만기 늘려
금리상승으로 늘어난 월상환 부담 줄여줘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금융권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만기를 더 늘리고 있다. 이제는 40년을 넘어서, ‘반 백살’ 50년 만기 상품까지 나왔다. 금리상승으로 불어난 차주의 월 상환액 부담을 만기를 늘리면서 줄여주자는 취지다.

은행권에서는 Sh수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최장 만기를 기존 40년에서 50년으로 연장키로 했다.

수협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Sh으뜸모기지론, 바다사랑대출에 대한 최장 만기를 50년으로 늘린다. Sh으뜸모기지론은 수협은행이 지난 2017년 선보인 주택담보 전용 대출 상품이다. 수협은행 급여이체, 공과금 거래 등을 통해 최대 0.7%포인트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바다사랑대출은 해양수산관련 업종에 종사하시는 사람들을 위한 대출로,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있다. 우대금리도 급여이체 등을 통해 최대 0.7%포인트 받을 수 있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상환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은행권 최초로 만기를 최장 50년으로 늘렸으며, 앞으로도 선제적이며 다양한 금융 상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 곁에 더 가까운 은행이 되겠다”고 말했다.

보험업계에서는 한화생명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선보였다. 기존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50년 만기 옵션을 추가한 형태다. 한화생명 측은 “금융소비자의 선택권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두 금융사뿐 아니라 일부 시중은행과 보험사들도 최근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금융권이 50년 만기 주담대 상품을 속속 선보이는 건, 대출금리가 계속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이자금액이 커지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차주들이 받을 수 있는 총 대출금액마저 줄어들게 됐다.

그런데 만기기한을 늘리게 되면 매달 갚는 원리금 상환액이 낮아져 DSR이 내려간다. DSR은 대출자가 가진 모든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인데, 현재 1억원 초과 대출자에게는 DSR 40%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 다만, 대출 기간이 늘어난 만큼 내야 할 이자도 더 증가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지난해 금융사들은 기존 30~35년이었던 주담대 상품 만기를 40년으로 늘린 바 있다. 당시 5대 시중은행은 물론 삼성화재, KB손해보험, 교보생명, 한화생명 등의 주요 보험사들도 만기를 40년으로 확대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너무 오르는 바람에 사실 주담대 수요가 크지는 않고, 집담대출 위주로만 나가고 있다”며 “그래도 주택구매를 앞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당장의 월 상환액이 줄어든다는건 상당한 매리트라서, 상품을 찾는 사람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선형 (sunnyju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