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 성공률 70%[편파적인 씨네리뷰]
■편파적인 한줄평 : 소재의 호불호가, 변수.
이번 교섭안은 나쁘지 않다. ‘웰메이드’ 가이드라인을 잘 따랐고, 꽤 그럴 듯하다. 그러나 변수도 만만치 않다. 소재가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공감에 실패할 확률도 크다. 영화 ‘교섭’(감독 임순례)의 성공률을 수치화한다면, 약 70% 정도 되지 않을까.
‘교섭’은 최악의 피랍사건으로 탈레반의 인질이 된 한국인들을 구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한 외교관과 현지 국정원 요원의 교섭 작전을 그린 영화로, ‘제보자’ ‘리틀 포레스트’ 임순례 감독과 황정민, 현빈, 강기영이 뭉쳐 러닝타임 108분을 완성한다.
임순례 감독의 화법은 역시나 깔끔하고 명료하다. ‘인질 구출’이란 확실한 목표를 정한 뒤 달려가기까지 2~3번의 긴장과 이완을 주며 몰입도를 놓치지 않는다. 호흡을 어떻게 조절하면 관객이 ‘재미’를 느낄 수 있는지를 아는 이처럼, ‘기술적으로 잘 만들어진 영화의 공식’을 충실히 따른다. 어느 하나 튀지 않고 반듯하다.
황정민과 현빈, 강기영도 적절하게 쓰인다. 황정민은 인질을 구출하기 위해 모든 걸 쏟는 외교관 ‘정재호’로 분해 믿고 보는 연기력을 쏟아낸다. 국정원 대식 역의 현빈도 거친 액션은 물론 감정 연기까지 훌륭하게 소화해내며 황정민과 함께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는다. 두 사람의 안정된 호흡 덕분에 영화의 흡인력이 한층 더 높아진다.
여기에 감초 ‘카심’으로 분한 강기영은 능글맞게 캐릭터를 품어내 작품 속 유일한 숨구멍을 담당한다.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는 해석력이다.
그럼에도 덜컥 걸리는 건 역시나 ‘샘물교회 선교단 피랍사건’을 모티프로 한 소재다. 관련 사건에 대한 호불호가 아직도 높은 만큼, 관객들이 이 소재를 얼마나 유연하게 받아들일지가 미지수다. 여행금지구역인 아프가니스탄까지 기어코 찾아들어가 선교활동을 벌이려던 인질들을 구출해내는 것에 혹자는 카타르시스를 전혀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악을 무찌르고 약자를 구출해내는 서사’에서 카타르시스가 빠진다는 건 ‘교섭’의 성공을 확신할 수 없는 큰 약점이다. 오는 18일 개봉.
■고구마지수 : 2.7개
■수면제지수 : 1.5개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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