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로 돈 엄청 벌더니…'중형차 한 대 값' 성과급 쏜 은행 [채선희의 금융꼬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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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은 가장 힘들 때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곳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많은 이가 힘들어할 때 은행은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은행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걸 비판할 명분은 없지만, 고객 서비스를 줄이고 불편을 가중시키면서 쉽게 번 돈으로 잔치를 벌이는 데 문제가 있죠."
김상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 1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가계와 자영업자, 기업들은 급증한 대출 이자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은행은 이 고통을 담보로 사상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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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사, 지난해 이자이익으로 44조 9000억원 벌어
당국 이어 정치권도 은행 비판 "가계 고통 담보로 잔치"
"은행은 가장 힘들 때 가장 도움이 되지 않는 곳입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속 많은 이가 힘들어할 때 은행은 엄청난 돈을 벌었습니다. 은행이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걸 비판할 명분은 없지만, 고객 서비스를 줄이고 불편을 가중시키면서 쉽게 번 돈으로 잔치를 벌이는 데 문제가 있죠."
요즘 재테크 커뮤니티 게시판이나 관련 블로그를 보면 은행을 비판하는 글이 적잖이 올라와 있습니다. 고물가 고금리 경기침체가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추운 겨울을 보내는 서민들이 많지만 은행 울타리 안은 예외로 보여서 일겁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벽두부터 은행들은 기본급의 300~400%에 달하는 경영성과급을 책정했습니다. 신한은행은 기본급의 361%(현금 300%, 우리사주 61%), 국민은행은 280%에 특별격려금 340만원을 따로 줍니다. 농협은행은 기본급의 400%를 지급합니다. 기본급을 400만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중형차 한 대 가격인 16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받게 되는 셈입니다.
기업의 이익이 많이 났다면, 한 해동안 고생한 직원들에게 높은 성과급을 주는 건 당연합니다. 그러나 비난 여론이 커지는 배경에는 그 주체가 공공성을 갖춘 은행이라는 데 있습니다. 움츠러드는 경제 상황에 서민들은 의식주 비용을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과 너무 대조적인 것이지요. 어쨌든 은행은 역대급 이익을 거두며 호시절을 누리고 있습니다.
은행 이익의 대부분이 예대마진(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나머지 부분)에서 나온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국내 5대 금융사는 지난해 이자이익으로만 44조 9000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반면 비이자이익은 9조5000억원에 그쳤습니다. 서민들이 고금리에 따른 이자 부담에 가계의 고통이 커지고 있지만, '땅 짚고 헤엄치기'라 불리는 이자장사로 '그들만의 잔치'를 벌인다고 눈총을 주는 이유입니다.
이에 금융당국은 물론 정치권까지 나서 은행에 대한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상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은 지난 12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가계와 자영업자, 기업들은 급증한 대출 이자에 비명을 지르고 있는데 은행은 이 고통을 담보로 사상 최대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금융감독원도 은행의 과도한 대출금리 인상과 성과급 체계에 대해 경고한 상황입니다. 다만 금감원의 과도한 금리 개입은 시장이 왜곡되고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성과급 문제 뿐 아니라 은행의 영업시간 문제도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을 키우는 배경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작됐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 4월 해제됐음에도 은행은 영업시간 단축을 이어가고 있어서입니다. 여기에 일부 시중은행은 점심시간(1시간) 동안 문을 닫겠다는 방침까지 밝히면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은 셈이 되었습니다.
당초 금융산업노동조합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조치가 나오면 영업 정상화를 논의하려 했으나, 조만간 공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영업시간 복원 문제를 논의한다고 합니다. 노사가 늦게라도 본격적인 논의에 착수한 점은 다행입니다.
매년 초 은행장들은 고객을 위한, 고객이 우선되는 은행이 되자고 다짐합니다. "내 앞에 찾아 오신 고객에게는 그 순간이 그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일 수 있습니다. 비올 때 우산을 펴주는 은행으로 거듭납시다." 한 시중은행장의 외침이 공허하게 들리지 않기 위해선 은행부터 변하는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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