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 갈듯 말듯[한현정의 직구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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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점이 명확하다.
비주얼은 기대 이상, 김현주의 변신은 딱 기대만큼, 여전히 '모성'을 벗어나지 못한 진부한 스토리는 기대만 못하다.
그 '정이'를 개발 중인 크로노이드 연구소 팀장 '서현'(강수연 분)과 야망에 가득찬 연구소장 '상훈'(류경수 분) 사이에는 연신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매번 놀라운 상상력을 뽐내던 연상호 감독은 사이버 펑크 장르 특유의 디스토피아와 최첨단의 기술이 공존하는 세계관을 '정이'에 녹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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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되는 연상호 감독의 SF 영화 ‘정이’는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를 벗어나 이주한 쉘터에서 발생한 전쟁을 끝내기 위해 전설적인 용병 ‘정이’(김현주 분)의 뇌를 복제, 최고의 전투 A.I.를 개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섬세함이 돋보이는 로봇 비주얼과 강렬한 액션, 김현주의 새 얼굴 그리고 그리웠던 고 강수연의 마지막 모습을 만날 수 있다.
급격한 기후변화로 폐허가 된 지구로 인해 인류는 새로운 터전 ‘쉘터’를 만들어 우주로 이주하고, 군수 AI 개발 회사 크로노이드는 끝없는 내전 중 수많은 작전에서 승리를 이끈 전설의 용병 윤정이의 뇌를 복제해 최고의 AI 전투용병 정이의 개발을 끊임 없이 시도한다.
슈퍼 히어로이기 전에 한 사람의 ‘엄마’였던 정이는 몸이 아픈 딸을 위해 죽음을 불사하며 싸우지만 마지막 미션에 실패한 후 실물 인간이 돼 인간과 로봇의 경계에 선 A.I.가 된다. 그 ‘정이’를 개발 중인 크로노이드 연구소 팀장 ‘서현’(강수연 분)과 야망에 가득찬 연구소장 ‘상훈’(류경수 분) 사이에는 연신 묘한 긴장감이 흐른다.
다만 그럴 듯한 세계관에 비해 정작 서사는 진부하게 다가온다. 여성 캐릭터를 내세운 여느 신파 장르물들과 별로 다른 지점도 없다. 관록 있는 배우들이 가진 묵직한 아우라가 근미래를 배경으로 한 감각적인 작품의 색깔과 잘 어울리지 않은 느낌이다. 묵직한 메시지에 비해 전개는 평면적이고 그 표현은 얕다. 화려한 시작에 비해 허무하게 급마무리 되는 느낌이랄까.
그나마 강수연의 존재감은 어떤 의미로든 ‘강렬’하다. 등장부터 시선을 사로 잡고, 미세하게 변화하는 표정만으로도 압도되는 포스가 있다. 특히 클라이맥스에서 터지는 감정선에선 명성다운 내공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다른 캐릭터들과 앙상블에서 아쉬움이 느껴져 적응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진부한 서사 탓인지) 김현주 역시 안정적인 연기, 파격적인 변신에도 다소 올드함이 느껴진다. 극한의 도전을 즐기는 연상호 감독이지만 ‘정이’만큼은 끝맛이 밋밋하다.
‘로봇’의 비주얼 만큼은 압권이다. 늘어짐 없는, 98분의 짧은 러닝타임도 좋다. 여러모로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일까. 연상호 감독의 앞선 그 어떤 작품들보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뉠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일 공개. 12세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98분.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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