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폼나는 큰차”...도요타 ‘실속’ 제압한 GM의 승부수 [위클리 기사단]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3. 1. 14.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GM, 판매량 증가로 ‘플러스 전환’
코로나19·우크라 사태 겹악재 극복
최대 경쟁 기업 日 도요타 따돌려
대형 SUV·픽업트럭 등 판매 집중
미국 자동차 기업 제너럴 모터스(GM) [AFP = 연합뉴스]
#위클리 기.사.단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핫한 기업과 사람에 대한 단상”을 전달합니다. 아래 기자페이지 구독 버튼을 누르시면 다음 연재 기사를 놓치지 않고 읽으실 수 있습니다.

미국 자동차시장에 2022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추운 한 해였습니다. 전 세계를 덮친 코로나19 대유행이 촉발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20여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악재들은 미국 자동차시장에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지난해 미국 전체 자동차 판매량은 1400만대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2008~2009년 금융 위기 여파에 시달리던 2011년 이후 최저치입니다. 대부분의 완성차기업들 역시 실적 하락을 피하지 못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유일하게 판매량이 증가하며 ‘플러스 전환’을 한 기업이 있습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입니다. 다른 경쟁사들이 최대 두 자릿수의 판매량 감소를 겪을 때 GM은 지난해 230만대의 차량을 인도하며 전년 대비 ‘판매량 3% 증가’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습니다. 잠시 1위 자리를 내줬던 일본 완성차기업 도요타를 타도하며 다시 미 시장에서 왕좌를 되찾았습니다. 도요타에 왕관을 빼앗긴 지난 2021년 이후 약 1년 만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얼어붙은 미 자동차시장에서 낸 성과인 만큼 더 눈부시다는 평가입니다. 실제로 지난해 미 시장 상황은 최악 수준이었습니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지난해 미 시장에서 판매된 신차는 1370만대로 전년 대비 8% 감소했습니다. 2011년 이후 최저 수준입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미 신차 판매량은 5년 연속 1700만대를 웃돌았습니다.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특히 가파르게 치솟은 차량 가격이 소비자들의 신차 수요를 줄이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신차 평균 가격은 전 분기 대비 5.7%, 전년 동기 대비로는 4.1%가 증가했습니다. 이로 인해 신차를 구입한 소비자들이 매달 내야 하는 금액은 월 1000달러를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소비자들은 결국 차량 구입을 포기하고 주문을 취소했습니다. 미 시장에서의 차량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이유입니다.

GM은 특히 지난해 4분기 판매량에서 눈에 띄는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이 기간에만 62만3261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41% 상승한 판매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공급망 붕괴로 인한 반도체 수급 불안정 문제가 일부 개선된 점도 있지만, 실적을 견인한 ‘4번 타자’ 역할은 픽업트럭과 SUV 등 대형 모델이 담당했습니다. GM은 반도체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마진이 높은 모델의 생산·판매를 우선시했습니다.

일본 자동차 기업 도요타 [AP = 연합뉴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지난해 GM이 판매한 차량의 절반 가량이 픽업트럭과 대형 SUV였습니다.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를 앞세운 그룹 산하 캐딜락 브랜드의 분기 매출은 75% 급증했고, 쉐보레 대표 전기차 모델 볼트 EV의 판매량도 빛났습니다. GM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올해부터 대형 SUV ‘허머’의 전기차 모델 생산을 재개하고 캐딜락 대표 대형 전기 SUV ‘리릭’의 생산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입니다.

GM의 영원한 경쟁자 도요타도 픽업트럭과 대형 SUV 판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픽업트럭 ‘타코마’와 대표 SUV 모델 ‘라브 4’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은 도요타는 지난해 4분기 53만6740대의 차량을 인도하며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 13% 증가’를 달성했습니다. 전체 판매량 중 라브4만 절반 이상인 39만9941대가 인도됐습니다. 지난해 미 시장에서의 판매량은 210만대로 전년 대비 9.6% 감소했지만, 4분기에는 이처럼 대형 모델 판매에 주력하며 판매량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상승 전환을 시작한 미국 자동차시장이 올해에는 어떻게될 지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기준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자동차시장도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옵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전망도 나옵니다. 반도체 공급 고질적인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신차 재고가 증가하면서 올해는 판매량이 더 늘어난다는 것입니다. 도요타 미국 판매를 책임지는 잭 홀리스 수석부사장은 “반도체 공급 상황이 나아지면서 많은 완성차기업이 지난해 말부터 소폭 개선된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며 “모든 상황이 어두운 미래만 비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습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