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서, 그리워서' 연이틀 눈물 바다 된 영화계[이슈S]
[스포티비뉴스=강효진 기자] 영화 ‘유령’과 ‘정이’, 두 작품의 공식 행사가 연이틀 눈물바다가 됐다. 미안해서, 혹은 고마워서, 그리워서 눈물을 흘린 배우들의 솔직한 감정표현이 눈길을 끈다.
지난 11일 열린 영화 ‘유령’(감독 이해영) 언론시사회에서는 박소담을 중심으로 배우들의 눈물 릴레이가 펼쳐져 잔잔한 감동과 함께 웃음을 자아냈다. 갑상선 유두암을 극복하고 '유령'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박소담이 남다른 감회를 전한 덕분이다.
벅차오르는 감정을 갈무리하기 하며 무대에 오른 박소담은 결국 소감을 이야기하던 중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그는 "(이하늬와) 케미가 좋다는 말이 너무 감사하다. 그 말을 듣는데 왜 이렇게 기쁜지 모르겠다. 제가 이상하게 하늬 선배님 목소리를 들으면 지금도 좀 위안이 됐다. 촬영 하면서도 그렇지만 박소담과 이하늬란 사람이 만났을 때 '살아'라는 말이 저한테 그 때 굉장히 필요했던 말이었다. 진짜 혼자 많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난 것 같았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제가 촬영하는 내내 선배님에게 받았던 에너지가 너무 컸다. 사실 저는 제작발표회 때 제가 울 줄 알았다. 그날 잘 넘겼는데 오늘 같이 영화를 보고 바로 이야기를 나누니까 그 때 제가 느꼈던 감사함과 감정들이 올라오는 것 같다. 여기 올라오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전염된 박소담의 눈물은 이하늬, 설경구, 이해영 감독까지 이어졌다. 이들의 눈물 릴레이가 웃음을 자아내기도.
이해영 감독은 "다들 아시다시피 박소담 배우는 아주 몸 컨디션이 좋을 때가 아니었다. 서로 몰랐으니 제가 너무 극한까지 요구해서 '저 아이에게 너무 많은걸 시켰구나' 싶었다"고 미안하고도 고마웠던 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설경구는 "저도 울었다. 소담 씨가 많이 힘들어했다. 큰 촬영 끝나자마자 큰 수술도 했고, 마음이 그랬던 것 같다. 장하다"고 말했다.
지난 해 6월 엄마가 된 이하늬는 "소담 배우도, 저도 큰 일을 치르고 나름의 복귀작으로 왔다. 굉장히 두렵고 설레는 마음이다. 참 감사하단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고백했다. 그는 "이런 어려운 시국 지나고, 아직도 영화 시장이 어렵다곤 하지만 영화에 저희 인생이 담기고 땀과 피가 담긴 산물을 내놓을 수 있다는 자체가 너무나 영광이란 생각이 든다"고 흐뭇한 미소를 전했다.
다음날인 12일에는 넷플릭스 영화 ‘정이’(감독 연상호) 언론시사회에서 그리움의 눈물이 이어졌다.
이날 김현주와 류경수, 연상호 감독은 ‘정이’ 공개를 앞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고(故) 강수연을 떠올리며 각각 눈물과 웃음으로 추억에 젖었다. '정이'는 지난 해 5월 별세한 '월드스타' 고 강수연의 유작이다.
김현주는 "처음에 (강수연) 선배님이 같이 한다고 했을 때 '말이 되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 전에 한 번도 뵌 적이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나. 어떻게 그 분의 눈을 보며 연기할 수 있나. 이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선배님 처음 뵙던 날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너무 반갑게 인사해주시고 정도 많으시다. 현장에서는 그냥 동료였다. 선배님이나 어른이 아니었다. 누구보다 진지하셨고 열정적이셨다. 고민도 많으셨을 것 같다는 생각이 지금와서 영상을 보며 하게 된다"고 회상했다.
이어 "현장 밖에서도 늘 저희를 많이 챙겨주셨다. 만약에 선배님이 안계셨다면 지금 제일 가깝게 지내는 두 사람을 제가 얻지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그 부분에서 선배님께 너무 감사드린다"고 눈물을 보였다.
강수연과 대부분의 분량을 함께했고, 누나들의 사랑을 독차지 했다는 류경수 역시 참을 수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냈다.
류경수는 "선배님이 맡으신 캐릭터와 제가 맡은 캐릭터가 만나는 게 90% 이상이었다. 상훈이란 캐릭터는 연구소 회장님바라기다. 제가 같이 연기를 하면서 선배님을 존경하는 마음이 많이 투영이 됐다. 그래서 팀장님 바라기처럼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님같은 어른이 되고 싶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이 자리를 빌려서 감독님에게 '정이'를 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며 "강수연 선배님과 연기할 수 있었던 건 제 인생 최고의 영광이었다. 너무 행복한 현장이었다"고 세상을 떠난 선배를 향한 애정과 존경심을 표현헀다.
반면 연상호 감독은 슬픔보다 따뜻한 웃음으로 강수연을 추억했다. 그는 강수연과 함께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강수연 선배님이 모임을 좋아하셨다. 배우들끼리 모임을 많이 가져서 인간적으로 많이 친해졌다. 연기적으로도 얘기하는 것이 편해졌다. 그런 것이 현장에서 작업이 편한 점들이 생겼다"고 편안하게 전했다.
특히 '정이' 기획 계기를 강수연으로 꼽으며 남다른 믿음과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 역할을 누가 하면 좋을까 하다가 갑자기 강수연 선배 이름이 생각났다. 그때부터 이걸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농담삼아 촬영장에서 김현주 배우나 강수연 선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제안을 드리기 전부터 넷플릭스에 강수연 선배를 주인공으로 이런 영화를 찍어보고 싶다는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나눴다. 어떻게 보면 강수연 선배가 이 영화를 기획하게 하고, 이 자리까지 오게 한 원동력이 됐다"고 밝혔다.
이렇듯 연이틀 눈물바다를 만든 韓영화계의 기대작 '유령'과 '정이', 눈물 만큼 진한 감정의 파도로 관객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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