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새 강세장 오나"…물가 완화에 기대감 부푼 월가

김정남 2023. 1. 1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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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 등 월가 리더들의 침체 경고에도
3대 지수, 장중 기대인플레 둔화에 반등
시겔 "새로운 강세장 막 시작하는 시점"
일부서는 "비중 확대 일러" 보수적 기조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강보합 마감했다. 주요 월가 리더들이 경기 침체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주춤했지만, 기대인플레이션 지표가 하락하면서 장중 투심이 소폭이나마 살아났다. 시장은 인플레이션 둔화 재료에 매수를 점차 확대하는 기류다.

13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33% 상승한 3만4302.61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40% 오른 3999.09에 거래를 마치며 4000선에 근접했다. 두 지수는 각각 4거래일 연속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71% 뛴 1만1079.16을 기록하며 6거래일째 상승했다.

S&P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이번주 각각 2.67%, 4.82% 올랐다.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라고 CNBC는 전했다.

(사진=AFP 제공)

월가 리더들의 경기 침체 경고

3대 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하락 압력을 받았다. 주요 월가 은행들이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추후 전망은 부정적이었던 탓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대표적이다. JP모건은 지난해 4분기 3.57달러의 주당순이익(EPS)을 기록했다. 금융정보업체 리피니티브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3.07달러)를 상회했다. 특히 연방준비제도(Fed)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인해 4분기 순이자 수익은 1년 전과 비교해 48% 급증한 202억달러를 올렸다. 매출액은 355억7000만달러로 시장 예상치(343억달러)를 웃돌았다.

그럼에도 ‘월가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한 지정학적인 긴장감, 취약한 에너지·식량 공급 상황, 구매력을 잠식하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전례 없는 양적긴축 등 각종 역풍들의 궁극적인 영향을 잘 모르겠다”며 불확실성을 토로했다.

제러미 바넘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미국 실업률이 4.9%에 이르는 경기 침체가 올해 4분기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JP모건은 침체로 인한 신용 손실에 대비하고자 지난해 4분기 충당금 규모를 23억달러로 늘렸다. 전기 대비 49% 증가한 규모다.

브라이언 모이니헌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최고경영자(CEO) 역시 이날 예상 밖 호실적을 발표한 직후 투자자들과 통화에서 “올해 기본 시나리오는 완만한 경기 침체를 상정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또 다른 하방 시나리오를 추가했다”고 말했다. BoA도 JP모건처럼 충당금을 더 쌓았다. 이외에 웰스파고는 주택대출 사업이 악화하면서 순이익이 약 50% 급감했다.

다만 JP모건, BoA, 웰스파고 주가는 2.50%, 2.23%, 3.30% 각각 상승했다. 베어드의 로스 메이필드 분석가는 “은행 실적은 장 초반 주식에 부담을 줬다”면서도 “투자자들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부정적인 소식은 무시하는 것처럼 보였다”고 전했다.

“물가 완화, 새 강세장 시작점”

이날 오전에 나온 미시건대 소비자심리지수가 긍정적으로 나오면서 3대 지수는 보합권으로 본격 반등했다. 미시건대에 따르면 이번달 1년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4.0%로 전월(4.4%) 대비 하락했다. 4개월 연속 하락세다. 2021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인 2%대보다는 여전히 높지만, 물가가 조금씩 완화하고 있다는 청신호라는 평가가 나왔다.

5년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중간값은 3.0%를 기록했다. 전월(2.9%)과 비교해 소폭 올랐지만, 팬데믹 이전으로 점차 근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앞서 나온 소비자물가지수(CPI) 보고서와 궤를 같이 한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6.5%를 기록했다. 2021년 10월 이후 1년2개월 만의 최저치다. 전월과 비교하면 0.1% 하락했다.

미시건대가 동시에 내놓은 이번달 소비자심리지수는 64.6으로 나타났다. 전월(59.7)보다 높아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60.7) 역시 웃돌았고, 이는 주요 3대 지수를 끌어올렸다.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소비심리가 살아났다는 발표 이후 주식은 손실에서 벗어났다”고 했다.

근래 월가는 인플레이션 완화 국면에 대한 기대감이 큰 분위기다. 3대 지수가 계속 상승세를 타는 바탕이 여기에 있다. 제러미 시겔 와튼스쿨 교수는 CNBC에 나와 “미국은 인플레이션 문제를 정말로 해결했다”며 “증시는 새로운 강세장이 막 시작하려는 시점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절대적인 인플레이션 수치는 높고, 이로 인해 추가 긴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월가의 기대감이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다. 월가 한 금융사의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 1분기까지는 미국 주식의 비중을 확대하지 않는다는 기조를 아직 유지하고 있다”며 “새해 증시 상승장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상승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9%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69% 상승했다.

국제유가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88% 오른 배럴당 79.86달러에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오름세다. 7거래일간 상승률은 무려 9.64%에 이른다.

김정남 (jungkim@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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