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수사’에 ‘전략 부실’…유족도 소외됐던 진실 규명
[앵커]
특수본은 출범 초기부터 '경찰이 경찰 스스로를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냐'는 이른바 '셀프 수사' 논란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경찰청장으로부터 독립된 특별수사본부라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특수본은 경찰 최고위급에게 수사의 날을 들이대지 못했습니다.
소방과 교통공사 등 다른 기관들에 대한 수사 전략도 부실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고 수사 과정에서 유족들이 소외됐다는 항변도 있었습니다.
이어서 김성수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찰청장이 특수본의 '독립성'을 강조한 것도 처음부터 '셀프 수사' 논란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윤희근/경찰청장/지난해 11월 1일 : "예외 없이 강도 높은 감찰과 수사를 신속하고 엄밀하게 진행하겠습니다."]
경찰 12명이 입건됐지만 구속된 건 4명.
그나마 두 명은 수사 '본류'와는 거리가 먼 정보보고서 삭제 혐의였습니다.
상황실 당직을 소홀히 한 혐의, 류미진 총경도 '불구속' 송치됐고 상부 보고 경로는 끝내 미궁으로 남았습니다.
[류미진/총경/지난해 11월 25일 : "(직무 유기 혐의는 인정하시나요?) ..."]
김광호 서울경찰청장도 피의자로 입건됐지만 신병확보 시도조차 없었습니다.
특수본은 서울경찰청이 대책에 소홀했다면서도 참사가 '이태원동'에 한정됐다며 서울 전체 치안 책임자까지 구속할 필요는 없다고 봤습니다.
그렇게 서울청을 못 넘은 수사, 윤희근 경찰청장에 대해선 입건도 서면조사도 없었습니다.
[윤희근/경찰청장/지난 4일 : "((수사) 독립성은 잘 지켜졌다고 보시나요?) ..."]
특수본은 상대적으로 '소방' 책임을 더 적극 물었는데, 검찰은 과실 정황이 불분명하다며 보완 수사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태원역 무정차와 관련해 서울교통공사 책임도 물으려 했지만 '역사 밖' 사고에 대해서까지 처벌할 수 있냐는 반론이 나왔습니다.
[박성배/경찰 출신 변호사 : "원론적으로 책임을 져야 하는 주체인 국가나 지자체, 경찰에 대한 각자의 책임에 더 심층적으로 다가갔어야 하지 않았나."]
유족들은 특수본 수사가 총체적으로 미진하고 부실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종철/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 : "(특수본이) 거대 조직을 가지고서 이만큼밖에 지금 알아낼 수 없고, 이만큼밖에 구속 송치를 할 수밖에 없는 그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검찰은 유족을 상대로 첫 '피해자 진술'을 들었습니다.
특수본에선 그동안 유가족 접촉이 없었고 유족들은 수사로부터 소외됐음을 호소해 왔습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촬영기자:권준용/영상편집:안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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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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