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핫플 다음은 갓바위 문화타운!
목포 해상 케이블카와 춤추는 바다 분수, 근대역사관, 시화 골목 등 유명한 명소와 핫플들을 모두 섭렵했다면? 그렇다면 갓바위 문화타운으로 가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역사에 감탄하고 아름다운 생활 도자와 옥공예품을 둘러보는 감성 충만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한 눈에!
목포 자연사 박물관
박물관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건 이제 편견에 불과하다. 요즘은 박물관들도 기존에 설명만 가득했던 패널 위주의 전시를 탈피해 영상과 애니메이션, 인터렉티브 시스템 등 첨단 기법을 도입하고 실감 콘텐츠를 활용한 큐레이션들로 전시관을 구성하고 있다. 목포 자연사 박물관은 그런 점에서 한 번 가보기를 추천하는 곳이다. 2021년 전시관 리뉴얼을 마친 후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꼼꼼히 둘러볼 만큼 흥미로운 전시들로 가득하다.
거대한 공룡 화석이 전시된 중앙홀은 46억 년 전 지구가 탄생하고 공룡이 멸망하기까지 오래된 역사를 미디어 파사드로 보여준다. 세계적으로 희소한 프레노케라톱스와 콘토렙터 화석도 관람할 수 있다. 지질관에는 여러 가지 광석들과 화석들을 볼 수 있는데 신안군 압해대교 공사 도중 발견된 8천만 년 전 공룡알 화석이 가장 눈길을 끈다. 국내 최초로 발견된 육식 공룡알둥지 화석으로 발굴 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해 놓았다.
곤충과 동·식물 표본들, 작은 수족관들이 전시되어 있는 육상·수중 생명관도 둘러볼 만하다. 각종 표본들을 예술 작품처럼 아름답게 진열해 놓은 전시에 저절로 눈길이 간다. 커다란 메가로돈 이빨은 특별한 포토존이다. 이밖에도 생태 터치풀과 4D 입체영화관 등 볼만한 거리들이 많아 시간이 금세 흘러간다. 농훈 김성훈 총장 부부의 소장품을 전시한 기증품 전시실도 빠짐없이 관람해야 한다. 다양한 어패류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예쁜 보석들을 진열해 놓은 것처럼 반짝반짝 빛난다.
도슨트 전시해설에 참여하면 더욱 유익한 시간이 된다. 홈페이지에서 3일 전까지 신청이 가능하며 최대 10명까지 예약 가능하다. 박물관 전시안내 기능과 AR 기법을 활용해 미션을 수행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어플을 이용한 AR 탐험 콘텐츠로 주말 기간 관람객에게 태블릿(유료)도 대여해준다.
●자동차에 도자기가 쓰인다고?
목포 생활도자박물관
목포는 국내 최초의 산업도자 공장이 들어선 지역이다. 1942년 행남자기(주)가 설립되었으며 이때부터 식기류와 같은 생활 자기들이 대량 생산되고 식생활 문화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목포 자연사박물관 바로 곁에 자리한 목포 생활도자박물관은 도자기가 만들어지는 과정과 더불어 찻잔과 식기, 가구,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되는 도자기들을 보여준다.
박물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전통 가마를 실물로 꾸민 전시물을 볼 수 있다. 가마 안에 도자기들을 어떻게 쌓아 놓는지, 온도는 어떻게 측정하는지 평소 갖고 있던 궁금증을 해소해준다. 일일이 사람 손이 닿아야 하는 전통 도자기와 달리 산업 도자기는 대부분 생산 공정을 기계가 담당한다. 무겁고 관리가 어려운 놋그릇을 대신해 값싼 생활 자기들이 식탁을 점령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것이다.
도자 문화가 식생활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삼국시대부터 사용되었던 기와와 벽돌은 물론 굴뚝은 건축 도자를 대표하는 것들이다. 세면기와 수세식 변기와 같은 위생용 건축 자재들도 도자기 재질을 사용한다. 자동차에는 열에 강하고 단단하며 부식이 되지 않는 성질을 응용한 산업용 세라믹스가 엔진용 구조 부품으로 많이 사용된다.
●목포를 대표하는 4명의 문인
목포문학관
목포를 대표하는 4명의 문인을 소개한 공간이다. '사의 찬미'로 유명한 극작가 김우진은 장성에서 태어났지만 어릴 적 목표로 이주해 줄곧 생활해왔다. 파란만장했던 그의 생애와 그가 남긴 친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1930년대에 활동한 여성 소설가로서 국내 최초로 장편소설을 집필한 박화성 작가의 삶도 깊은 울림을 준다.
사실주의 연극을 대표하는 작가인 차범석과 독자적인 평론 문학을 개척한 김현 선생의 작품 세계도 들여다볼 수 있다. 특히 김현 선생이 남긴 주옥같은 어록들과 생전에 남긴 영상은 삶에 대해 성찰하고 사색에 잠기게 한다. 문학관이 크지 않아 30~40분 정도면 충분히 둘러볼 수 있다.
●국내 최고의 옥장의 작품
옥공예전시관
옥은 볼수록 우아하고 기품 있는 광석이다. 원석이 이러한데 섬세하게 가공한 옥공예 작품은 어떠할까. 갓바위 문화타운 안쪽에 옥공예 분야의 대가로 꼽히는 장주원 옥장(국가무형문화재)의 숨결이 살아 있는 옥공예전시관이 있다. 한평생을 옥을 다듬고 조각하며 혼이 담긴 작품들을 탄생시켜 온 귀한 공간이다.
전시관에 진열된 작품들을 관람하다 보면 감탄사가 여러 번 터져 나온다. 흑옥을 깎아 만든 반가사유상과 다보탑은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 넣었을지 짐작하기도 힘들다. 특히 원형 고리로 엮인 옥 목걸이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옥 덩어리를 그대로 깎아서 만든 목걸이는 장주원 옥장만이 가진 독특한 기술이다. 이참에 옥가락지나 목걸이를 하나 장만할 계획이라면 판매관도 들러보자.
글·사진 정은주 트래비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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