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이재명 영장?" 초조한 野…앞으로 '건건이 부결'이 더 우려
미청구시 '사법리스크 완화'…다른 수사 동력도↓
이해찬 "검찰이 영장 청구했다가 기각되면 망신"
영장 청구시 사법리스크 부상…'방탄' 프레임 부담
체포동의안 부결 시 검찰 '정치적 부담' 덜 수도
대장동·변호사비 대납 때도 부결? '건건이 부담'
더불어민주당이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은 무리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속내는 다르다. 우선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높아 국회 본회의는 체포동의안 부결 수순으로 이어질텐데, 이 과정에서 정치적 역풍 가능성이 상당하다. 이번에는 체포동의안 부결이 불가피하다고 해도 향후 국회로 넘어오는 이 대표의 다른 사건에 대해서 건건이 체포동의안 부결로 맞서야 할지 내부적인 고민이 상당하다.
설 밥상에 '李 영장' 오르내리나…"청구 쉽지 않아" 큰 목소리
민주당은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 소환조사를 마친 검찰이 이르면 다음주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 신병과 관련된 민심이 설 연휴 밥상에 오르내릴 경우 여론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검찰이 영장을 청구하지 않는 것이 기대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법조계 출신 한 친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그동안 이 대표의 무죄와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주장해왔는데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 드러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제1야당 대표를 상대로 한 수사인데 섣불리 영장을 치는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이 대표를 겨냥한 다른 수사, 대장동·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수사의 동력도 상당 부분 꺾을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 검찰의 영장청구 자체가 무리한 절차라고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해찬 전 대표는 "사안 자체만 보면 영장 청구는 어렵고 안 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민주당 고민정 최고위원도 "구속은 도주의 우려 때문에 하는 것인데 그 우려가 없음에도 하게 되면 무리수를 두는 것일 수밖에 없기에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표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도 '수사검사 실명 공개'를 공개 지지하며 검찰을 압박하기도 했다.
내심은 영장 청구 큰 부담…"앞으로 건건이 부결시킬 수 있겠나"
이처럼 민주당 지도부가 검찰의 영장 청구 가능성이 낮다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검찰이 청구하지 않도록 정치적 부담을 가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분석이다. 민주당은 검찰 수사가 '윤석열 정부의 무도한 야당탄압'이라는 논조로 비판해왔다. 검찰이 '도주 우려가 없는' 이 대표에 대해 영장을 청구할 경우 무리한 정치수사를 가하고 있다고 공세를 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공무원 관련 뇌물 범죄혐의의 액수가 160억원에 달하는 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많다. 또 검찰이 이 대표를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지목하고 있는 만큼 신병 확보 필요성을 주장할 수 있다.
게다가 민주당이 체포동의안 부결을 벼르고 있는 만큼, 검찰이 영장 기각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영장 청구에 무게를 싣는 지점이다. 국회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 법원은 검찰 증거의 적절성이 아니라 체포동의안 부결을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다. 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민주당 노웅래 의원에 대한 영장도 체포동의안 부결을 이유로 기각됐다.
무엇보다 민주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는 성남FC 후원금 의혹 외에 향후 이 대표 관련 사건으로 줄줄이 구속영장이 청구될 수 있어서다. 당장 대장동·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의혹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이 대표 소환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계속 부결시키는 게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의원은 "앞으로 대장동 관련이나 변호사비 대납 관련 수사가 이어질 텐데 매번 체포동의안을 부결시키는 게 현실적으로 가능할지 따져봐야 한다"며 "앞으로 이 대표 수사 절차가 진행될 때마다 당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걱정했다.
당이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짊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비명계를 중심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1월 임시회를 단독으로 연 것을 두고 "이 대표가 자기 방탄을 위해 민주당을 이용하고 있다"며 공세를 펴는 상황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이 대표가 검찰 포토라인에 계속 서고 국회는 체포동의안을 거듭 부결시키면, 이 대표와 민주당은 '방탄' 이미지만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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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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