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 은행장 vs 외부 전문가…BNK금융 차기 회장 3파전
시중은행장 출신 탈락…내부 유력설 속 외부 다크호스 주목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BNK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경쟁은 전·현직 BNK부산은행장과 외부 출신의 자본시장 전문가 3파전 구도를 형성했다.
14일 BNK금융지주에 따르면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지난 12일 김윤모(63) 노틱인베스트먼트 부회장, 빈대인(62) 전 부산은행장, 안감찬(59) 부산은행장 등 3명을 최고경영자(CEO) 2차 후보군(숏리스트)으로 선정했다.
숏리스트 선정을 앞두고 금융권과 BNK금융 주변에선 '내부 유력설'이 번지면서 빈 전 은행장과 안 은행장의 2차 관문 통과를 조심스럽게 예측하기도 했다.
경남 남해 출신인 빈 전 은행장은 부산 원예고, 경성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8년 부산은행에 입행했다.
그는 북부영업본부장, 경남지역본부장(부행장보), 신금융사업본부장(부행장), 미래채널본부장을 거쳐 2017년부터 3년여간 부산은행장을 지냈다.
지방은행으로는 처음으로 모바일 전문은행(썸뱅크)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금융과 글로벌 금융에서 경영 능력을 발휘했다.
빈 전 은행장은 최근 금융권에서 흘러나오는 유력설과 관련해 "잘 모르겠다"고 부인했다.
그는 "안팎으로 닥친 어려운 환경과 지방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미리 준비하고 한발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2030엑스포 유치, 가덕신공항 건설 등 지역 발전과 연계된 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디지털 금융 등 미래 신성장 산업에도 적극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은행장은 2차 관문에서 고배를 마신 이두호 BNK캐피탈 대표와 함께 일찌감치 '내부 승계' 1순위로 거론된 인물이다.
강원도 홍천고와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부산은행에 입행한 그는 온화한 성격에 소통·공감 능력까지 갖춰 직원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경영기획본부장(부행장보), 마케팅본부장, 여신운영그룹장(부행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친 그는 2021년 내부경쟁을 뚫고 부산은행장에 선임됐다.
재임 기간 역대 최대 경영실적으로 자산건전성을 개선하는 등 경영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안 은행장은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지주 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전 직원의 힘을 모을 수 있는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고 미래에 대비해 금융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외부 출신 인사 가운데 위성호(64) 전 신한은행장이 탈락하고 시중은행 지점장과 투자회사 임원 경력의 김 부회장이 2차 후보군 명단에 포함된 것을 두고 금융권에서는 여러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를 두고 김 부회장의 배후에 정치권이 있는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 부회장은 "정치권에 아는 사람이 별로 없지만, 앞으로는 소통 차원에서 만나려고 한다"며 배후설을 부인했다.
부산 대동고와 고려대 통계학과를 졸업한 김 부회장은 조흥·한미은행, 하나은행 구포지점장, 하나증권 자본시장본부장, 솔로몬투자증권 사장, KTB 프라이빗에쿼티 부회장, AJ캐피탈파트너스 대표이사를 역임하는 등 40년 넘게 은행과 비은행 부문을 두루 경험했다.
그는 "금융지주에서만 17년을 근무해 뼛속까지 '은행 DNA'를 가지고 있으며 여기에 비은행(증권, 캐피탈, 사모펀드, 벤처캐피탈)까지 섭렵했다"며 "디지털 전환 등 융복합 통합금융이 가능한 전문가로서 후배들에게 경험을 전수하고 함께 공부하면서 BNK금융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숏리스트에 포함된 인사와 관련, "BNK금융 전임 회장들이 법적인 문제와 의혹 제기로 임기를 채우지 못한 만큼 임추위에서 CEO 리스크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추위는 오는 19일 2차 후보군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자 1명을 선정하고, 같은 날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BNK금융지주 CEO 최종 후보자는 오는 3월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승인을 거쳐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게 된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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