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소설가 이서수 "문학에서 퀴어와 여성 이야기 멈추면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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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효석문학상, 황산벌청년문학상 수상 작가
신작 소설 '몸과 여자들' 출간
[서울=뉴시스]신재우 기자 = "저의 몸과 저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것은 실로 부끄러운 고백이어서 저는 단 한 번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들어주세요.”
신작 '몸과 여자들'을 낸 소설가 이서수(40)는 "원래 이런 소설이 될 거라고 생각한 건 아닌데 쓰다 보니 어느새 몸에 대한 이야기로 한 편의 소설을 완성했더라"면서 자기 언어로 고백하는 자기의 삶을 소설로 바꾸어 놓았다.
2021년 이효석문학상 대상작이기도 한 단편 '미조의 시대'를 통해 부동산 이야기를, 지난해 장편 '헬프 미 시스터'를 통해 플랫폼 노동자 이야기를 전했던 작가다.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가 왜 이리 적을까"라는 의문이 들면서 시작된 '몸과 여자들'에는 주인공 ‘나’의 학창시절부터 직장, 결혼생활에 이르기까지의 과거를 1부에서 그려낸다. 왜소한 몸이 인생 최대의 콤플렉스였던 나의 학창시절과 첫 데이트 상대에게 데이트 폭력을 당한 대학시절, 남편과의 좁혀지지 않는 문제로 이혼을 선택하게 되는 결혼생활까지가 담겨 있다.
경험에서 비롯된 이야기…"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보편적일 것이라는 믿음"
이서수는 경험형 소설가다. 그가 주목받기 시작한 '미조의 시대'와 '헬프 미 시스터' 모두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경험 자체도 다채롭다. 2014년 등단했지만, 첫 책인 장편소설 '당신의 4분 33초'를 펴내고 황산벌청년문학상을 받기까지 6년간 생계를 위해 택배 자차 배송부터 카페 운영, 시나리오 각색까지 다양한 일을 해왔다.
그는 "일을 할 당시에는 소설을 쓰기 위한 건 아니었어요. 생계를 위해서 뭐라도 해야 했죠. 코로나19로 카페 문을 닫았는데 얼마 안 돼 수상 소식을 듣게 됐어요."
수상은 작가가 본격적으로 소설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상금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게 된 그는 전업 작가가 된 후 자신의 경험을 돌이켜보며 다양한 장편을 완성했다. '플랫폼 노동'이라는 말이 없던 시절 음식 배달업체에서 일하며 겪었던 일은 '헬프 미 시스터'로 완성돼 지난해 큰 사랑을 받았다.
'몸과 여자들'은 몸에 대한 첫 이야기, "여성 서사와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 많아졌으면"
이번 소설도 당연하게도 그의 경험이 녹아있다. 소설이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 아르바이트 면접에서 '유니폼 테스트'를 비롯해 몸에 대한 수많은 평가를 겪은 그는 자신과 같은 1983년생 주인공을 통해 우리 사회에서 80년대생 여성이 겪는 몸에 이야기를 풀어냈다.
"제가 겪은 이야기가 지금의 20대와 다를 거라 생각해요. 다르지 않다면 조금 슬플 것 같기도 해요. 저와 제 주변 친구들은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를 정말 안 나눴거든요."
이서수가 풀어내는 여성의 몸에 대한 이야기는 이제 시작이다. '몸과 여자들'은 그가 구상하는 이야기의 1부에 불과하다. 이 작가는 "총 4부까지 생각하고 있다"며 "몸에 대한 이야기를 섹슈얼리티에서 시작해 정체성 등 다양하게 다루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최근 그는 강연 등 주변 사람들을 통해 "여성 서사나 퀴어 문학이 지나치게 많아지지 않았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는 매번 같은 대답을 한다고 한다. "100년은 더 이어져야 해요!"
그는 문학계 트렌드가 된 퀴어 문학과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에서 퀴어와 여성에 대한 이야기가 멈춰서면 안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여성 서사를 넘어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도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야기가 많아질수록 사회가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섹슈얼리티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지며 바뀌는 것도 있겠지만 제가 읽고 싶어서이기도 해요. 더 자유롭게 작가들이 이런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어요. 저도 힘이 닿는 데까지 쓰겠지만 저 혼자서는 한계가 있잖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shin2ro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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