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행 이의리와 호주행 김진욱…21세 영건들, 올림픽 후 2년 ‘달라진 위상’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쿄올림픽 후 2년, 위상이 달라졌다.
이의리(KIA)와 김진욱(롯데)은 2021년에 가장 주목받은 신인 투수들이었다. 신인왕 레이스에서도 나름대로 긴박감이 있었다. 이의리는 19경기서 4승5패 평균자책점 3.61, 김진욱은 39경기서 4승6패8홀드 평균자책점 6.31.
이의리가 덕아웃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사실상 후반기를 날린 반면, 김진욱은 후반기에 22경기서 2승1패7홀드 평균자책점 3.24로 꽤 믿음직한 불펜이었다. 결국 희비가 갈렸지만, 그해 여름 도쿄올림픽에 동반 출전하며 소중한 경험도 쌓았다.
당시 이의리는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4.50에 그쳤다. 그러나 두 경기 모두 5이닝을 소화하며 최소한의 자신의 몫을 해냈다. 김진욱은 스코어가 벌어진 시점에도 나서는 등 궂은 일을 맡았다. 결과적으로 올림픽을 경험한 뒤 후반기 맹활약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2021년 한국야구는 두 2002년생 좌완영건의 발견이라는 수확을 안았다. 특히 이의리는 공 빠른 좌완, 김진욱은 장기적으로 선발로테이션 한 자리를 맡을 것이라는 믿음 등 확실한 방향성까지 확인했다.
그러나 2022년에 두 사람의 희비는 크게 엇갈렸다. 이의리는 29경기서 10승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첫 시즌과 달리 생애 처음으로 선발 풀타임을 소화하며 10승까지 따냈다. 건강의 소중함, 자신의 빠른 공에 대한 자신감을 안은 시즌이었다.
반면 김진욱은 제자리걸음했다. 14경기서 2승5패 평균자책점 6.36에 그쳤다. 2021시즌과 달리 선발투수로 많은 기회를 잡았으나 투구내용의 일관성이 크게 부족했다. 아직 1군용이라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는데 실패했다. 커브 비중을 높였으나 재미를 보지 못했다.
올림픽 후 1년 반, 햇수로 2년이 흘렀다. 출발선에서 함께 달리기 시작한 두 21세 영건은, 현 시점에서 거리 차가 확연하다. 이의리는 선발 한 자리를 보장받는 투수가 됐고, 김진욱은 보직은 고사하고 1군 생존이 목표다. 이의리는 3월 WBC에도 나간다.
김진욱은 호주에서 칼을 갈고 있다. 질롱코리아 소속으로 자신의 경쟁력을 다지고 있다. 지난 13일 오클랜드 투아타라전서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피안타 2탈삼진 3볼넷 무실점했다.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고, 보크도 두 차례 범했다. 그러나 71개의 공으로 19명의 타자를 깔끔하게 요리했다.
3경기서 2패 평균자책점 8.25로 좋지 않긴 하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성적이 그렇게 중요한 건 아니다. 2023시즌에 KBO리그에서 사용할 무기, 투구패턴, 준비루틴 등을 점검하고 보완하는 게 더 중요하다. 13일 경기서 뭔가 느꼈다면 그 자체가 작은 수확이다.
두 21세 영건은 세 번째 시즌을 맞이한다. 지금까지는 이의리가 잘 치고 나갔지만, 올 시즌은 또 모른다. 김진욱의 추격이 시작될 수도 있고, 이의리가 더 달아나며 격차를 벌릴 수도 있다. 이의리의 WBC, KIA와 롯데의 올 시즌,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 11월 APBC 등 두 21세 영건이 임팩트를 남길 기회는 많다.
[이의리와 김진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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