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전 324일, '솔레다르 함락' 일진일퇴 공방…서방 무기지원 '속도'
기사내용 요약
러 국방부 "솔레다르 점령" 주장…우크라, 여전히 "전쟁 중" 공식 부인
프랑스, AMX 10-RC 경전차 2개월 이내 우크라 인도 및 훈련지원 약속
우크라, 영국도 전차 지원 발표 기대…폰데어라이엔 "우크라 지원해야"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324일째인 13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동부 거점 솔레다르 지역을 놓고 신경전을 이어갔다. 러시아 국방부는 솔레다르를 러시아군이 장악했다고 주장한 반면, 우크라이나 정부는 여전히 교전이 진행 중이라며 러시아의 함락설을 공식 부인했다.
CNN, 가디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군의 여러 부대는 13일 러시아 국방부와 러시아의 민간 용병단 '와그너그룹'의 점령 주장을 반박하며 동부 솔레다르 지역을 위한 전투가 진행 중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동부군 세르히 체레바티 대변인은 우크라이나 언론 RBC-우크라이나에 "러시아 국방부의 도시 점령에 대한 성명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도시에서 전투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제46항공기동여단은 이날 텔레그램에 "시내에서 국지전이 계속되고 있다"며 "오크(러시아인)들은 외곽에서 중앙으로 압박하고 있다. 보아하니, 그들은 도시를 떠날 시간이 없었던 우리 부대원들을 중앙으로 끌어내리려는 것 같다. 당신은 성공할 수 없다"고 썼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날 오후 2시13분 현재 솔레다르에서 "격렬한 전투"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주장하며 교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한 군인의 영상을 게시했다.
해당 영상에서 우크라이나의 한 군인은 "우크라이나군이 밀집되고 견고한 방어선을 유지하고 있다"며 "와그너의 돌격 부대는 쉬지 않고 공격한다. 왜냐하면 분명히 그들이 고용주에게 어떤 결과를 보여줘야 할 때 그들을 위한 결정적인 쇼케이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계획에 대해 조금도 개의치 않는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수백 명의 민간인들이 솔레다르에 갇혀 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가 밝혔다. 파블로 키릴렌코 도네츠크 주지사는 현지 국영 TV에 어린이 15명을 포함해 민간인 559명이 솔레다르에 남아 있어 대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13일 러시아군이 솔레다르 도시를 점령했다고 발표하면서, 이는 러시아의 전략적 승리가 아니더라도 상징적인 의미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솔레다르 장악을 발표하면서 "도네츠크 지역에서 성공적인 공격 작전을 계속하는 데 중요한 성공"이라면서 우크라군의 바크무트 공급 루트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직접 공격과 육군 항공, 미사일 부대 및 포병이 적들을 끊임없이 없애고 무너뜨린 결과"라고 말했다. 지난 3일 동안에만 700명이 넘는 우크라 병력과 300점 이상의 무기들이 솔레다르 부근에서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그간 솔레다르를 부대 혼자 힘으로 장악했다고 주장해온 와그너(러시아의 민간 용병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던 러시아 국방부는 솔레다르에 대한 공격에 러시아 정규군만을 언급한 지 이틀 만인 13일에 와그너가 "직접 공격"을 주도한 사실을 인정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공식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성명에서 "공세 작전"은 "단일 계획에 따라 이질적인 러시아군 집단"에 의해 수행되었으며 '와그너'가 "직접 공격"을 주도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동부 솔레다르를 점령하면 러시아군, 특히 러시아의 민간 용병단 '와그너 그룹'이 지난해 여름부터 목표로 삼았던 인근 바흐무트로 초점을 돌릴 수 있다.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전쟁전 인구 1만으로 바크무트 북서쪽 10㎞에 위치한 솔레다르의 장악은 전략적 측면보다는 심리적 측면에서 러시아에게 더 큰 중요성을 지닌다고 말하고 있다.
러시아가 6개월 넘게 점령 타깃으로 집중 공격하고 있는 바크무트 진격에서 따지고보면 러시아 기대만큼 돌파구를 뚫어줄 도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8월부터 우크라군의 역공으로 여러 점령 도시를 잇따라 내주었던 러시아로서는 오랜만의 승전보가 되는 것이다.
러시아군은 5월 말의 마리우폴 함락과 6월 말의 루한스크주 완전 장악 후에 추가 점령 대신 이지움, 리만 및 헤르손 등 기존 점령지 퇴각을 거듭했다.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바흐무트와 솔레다르의 상황을 "21세기 베르됭전투(Battle of Verdun)"라고 묘사했다. 베르됭 전투는 제1차 세계 대전 중 가장 긴 전투였으며, 막대한 사상자를 냈다.
예르마크 비서실장은 "상황은 매우 어렵고 심지어 매우 어렵다. 이것은 21세기 베르됭 전투다. 전투가 몇 달째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 군인들은 그럭저럭 진지를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관리들은 솔레다르나 심지어 지금까지 러시아군이 격퇴된 10배나 큰 도시인 바흐무트에서 러시아가 승리하는 것은 전쟁의 전반적인 궤적에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존 커비 미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바흐무트와 솔레다르가 모두 러시아에 함락되더라도 전쟁 자체에 전략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리고 그것은 확실히 우크라이나인들을 멈추게 하거나 그들의 속도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지원은 계속 되고 있다.
세바스티앙 르코르뉘 프랑스 국방부 장관이 13일 성명을 통해 경전차인 AMX 10-RC 탱크를 두달 안에 우크라이나에 인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르코르뉘 국방장관은 전날 올렉시 레즈니코프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과의 통화에서 "러시아의 침략에 직면한 우크라이나에 대한 프랑스의 확고한 지원을 재확인했다"며 프랑스제 탱크 사용에 대해 "우크라이나 군인들을 위한 훈련을 신속하게 조직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폴란드는 레오파드 탱크를 우크라이나에 인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일반적으로 독일에서 탱크가 생산되기 때문에 모든 선적에는 독일의 승인이 필요하다. 레오파드 또는 AMX 10-RC 탱크가 인도되면 서방이 설계한 탱크가 우크라이나군에 처음으로 제공되게 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영국이 약 10대의 챌린저2 전차를 곧 키이우에 보낼 계획을 16일에 발표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를 통해 독일이 레오파드2 전차를 우크라이나에 재수출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희망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은 모든 단계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 무기 공급에 대해 동맹국들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숄츠 총리는 우크라이나를 위해 독일제 전투 탱크 재수출을 승인하라는 거센 압력에 직면해 있다.
스웨덴을 방문 중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현지에서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압력을 계속 증가시켜야 하며 물론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며 유럽연합은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계속 강화하고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참혹한 전쟁이 시작된 지 이제 10개월이 되었다"며 "우크라이나인들은 첫날과 같은 열정으로 싸우고 있으며, 우리는 첫날처럼 그리고 필요한 만큼 굳건히 그들을 지원하고 있다"며 힘을 실어줬다.
☞공감언론 뉴시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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