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책꽂이] 소설가 정대건의 ‘인생의 의미를 돌아보는 책 5′

정대건·소설가 2023. 1. 14.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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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이자 영화감독. 영화 ‘사브라’(2014) ‘메이트’(2019)를 연출했다. 2020년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장편소설 ‘GV 빌런 고태경’(은행나무), 소설집 ‘아이 틴더 유’(자음과모음)등을 펴냈다. 최근 계곡과 저수지로 유명한 가상 도시 ‘진평’을 배경으로, 열일곱 살 동갑내기 ‘도담’과 ‘해솔’의 인연을 그린 소설 ‘급류’(민음사)를 낸 그가 ‘인생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책’ 5권을 추천했다.

이 세상은 왜 이토록 부조리한 걸까. 십대 시절 마음속에 품었던 답이 없는 질문 때문에 철학과에 진학까지 했지만, 학문으로서 대학에서 배우는 철학은 내 생각과는 달랐다. 그렇게 갈증을 느끼며 문장을 찾아 헤매던 때에 ‘시지프 신화’의 도발적 첫 문장은 나를 단번에 매료했다.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뿐이다. 그것은 바로 자살이다. 인생이 살 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를 판단하는 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이 책이 던지는 부조리에 대한 화두와 카뮈의 문장은 철학과에서 배운 여러 지식보다 내게 더 많은 답을 주었고 내 삶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평생토록 다시 굴러떨어지고 말 바위를 산꼭대기로 밀어 올려야 하는 형벌을 받은 시지프의 삶은 불교에서 ‘인생은 고통’이라고 말하는 것과 일맥상통하게 보인다. 카뮈는 이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를 둘러싼 조건이 부조리한 형벌처럼 느껴질지언정 바위를 밀어 올리는 행위 자체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 안에서 우리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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