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물고기가 안 잡혀요 [오종찬 기자의 Oh!컷]
오종찬 기자 2023. 1. 14. 03:04
[아무튼, 주말]
산천어축제가 열리고 있는 강원도 화천군 화천천 얼음판 위에 한 아이가 엎드려 있다.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조그만 얼음 구멍 안을 뚫어지게 바라보며 산천어를 애타게 찾는다. “아빠, 근데 물고기 잡히는 거 맞아요?”
얼음 구멍으로 찌를 내린 지 세 시간째 깜깜무소식. 얼음판에 엎드린 아이는 옷이 젖어가는데도 일어날 생각을 안 한다. 주변에서 환호성이 터질 때마다 옆에서 지켜보는 아빠의 마음은 점점 타들어간다. 결국 ‘마법’을 쓰기로 했다. 아이가 낚싯대를 내려놓고 자리를 비운 사이, 옆에서 얻은 산천어를 아이의 낚싯바늘에 잽싸게 끼우고 다시 얼음 밑으로 내려놓았다. 근심 가득한 얼굴로 돌아온 아이가 낚싯대를 잡자마자 눈이 휘둥그레졌다. 드디어 산천어를 낚아 올리고는 환호성을 질렀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표정을 짓는 아이의 얼굴을 보고 아빠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여기에 온 목적이 이거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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