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포츠 인사이드] NBA, 이젠 유럽파가 주름잡는다

김상윤 기자 2023. 1. 14.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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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치치·요키치·아데토쿤보, 올시즌 MVP후보 톱3 휩쓸어

그동안 NBA(미 프로농구)에선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마이클 조던을 비롯해 카림 압둘자바, 매직 존슨,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스테픈 커리 등 미국 선수들이 본토의 자존심을 지켰다. 하지만 그 굳건해보이던 아성이 유럽발 돌풍에 흔들리고 있다.

NBA닷컴이 최근 전문기자와 칼럼니스트 30명을 상대로 시행한 설문조사에서 2022-2023시즌 MVP(최우수선수) 후보 1위(43%)는 슬로베니아 출신인 댈러스 매버릭스의 루카 돈치치였다. 이뿐 아니라 2위(40%)는 덴버 너기츠의 니콜라 요키치(세르비아)가 차지했고, 공동 3위(7%)에 밀워키 벅스의 야니스 아데토쿤보(그리스)가 이름을 올리는 등 유럽 선수가 상위를 휩쓸었다.

◇MVP 경쟁하는 돈치치와 요키치

돈치치는 현재 NBA에서 가장 기세가 뜨겁다. 포인트 가드나 스몰 포워드 역할을 맡는 그는 현재 한 경기 평균 득점이 34.3점으로 리그 1위다. 어시스트(4위·8.8개)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다.

돈치치는 유럽 대륙 클럽 대항전인 유로리그를 제패한 뒤 NBA 문을 두드렸다. 원래 애틀랜타 호크스에 지명됐지만, 디르크 노비츠키(독일)의 후계자를 찾던 매버릭스가 그를 트레이드로 데려왔다. 돈치치는 2018-2019시즌 데뷔하자마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신인왕에 올랐다. ‘할렐루야’와 이름 루카를 합친 ‘할렐루카’라는 별명도 얻었다.

돈치치는 운동 능력과 스피드는 다소 부족하지만 뛰어난 농구 센스와 기술로 상대를 압도한다. 돌파와 슈팅, 픽 앤드 롤 등으로 점수를 곧잘 뽑아내고 패스 능력도 뛰어나다. 이번 시즌에는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된 수비도 보완했다. 또한 승부처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그는 이번 시즌 신설된 ‘올해의 클러치 선수상’ 후보 설문에서도 1위(47%)다.

요키치는 지난 두 시즌 연속으로 시즌 MVP를 받은 빅맨이다. 역대 NBA에서 3연속 MVP는 빌 러셀과 윌트 체임벌린, 래리 버드 등 3명뿐. 요키치는 37년 만이자 비(非)미국 선수 최초의 3연속 MVP를 노린다.

성(Jokic)와 철자가 비슷한 조커(Joker)로 불리는 요키치의 또 다른 별명은 큰 덩치에서 비롯된 ‘빅 허니’(Big Honey)다. 그는 센터로서 포스트업과 골밑 다툼에 능하면서도 마치 포인트 가드처럼 팀 공격을 이끄는 특이한 유형이다. 넓은 시야와 빠른 판단력을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상대 빈틈을 찾아내 직접 득점하거나 동료에게 절묘한 패스를 찔러준다. 어시스트 부문에서 가드들을 제치고 3위(9.7개)에 올랐을 정도다. 센터로서 득점과 리바운드 외에도 어시스트까지 두 자릿수 기록을 자주 올려 트리플 더블이 올 시즌 11차례로 리그 최다이다.

◇그리스 괴인과 레전드의 아들

돈치치와 요키치가 운동 능력이 평범한 유형이라면, 아데토쿤보는 NBA 하면 흔히 떠올리는 괴물 같은 탄력을 뽐낸다. 근육질 몸에 기다란 팔다리(키 213㎝, 윙스팬 221㎝)가 ‘괴인’(freak)이라는 별명과 잘 어울린다. 스피드까지 빨라 속공 상황에서 특히 위력적이다.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로 꼽히는 아데토쿤보는 요키치에 앞서 2018-2019, 2019-20시즌 연속 MVP로 선정됐다. 2020-2021시즌에는 시즌 MVP는 놓쳤지만 팀을 50년 만의 파이널 우승으로 이끌며 파이널 MVP의 영예를 누렸다.

유럽 출신 레전드의 아들도 NBA 코트를 누빈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빅맨 도만타스 사보니스(27·리투아니아)는 농구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린 아비다스 사보니스의 아들이다. 그는 리바운드 1위(12.4개)에 오르는 등 올 시즌 킹스를 이끌고 있다. 리바운드 2위(12.0개)인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뤼디 고베르는 프랑스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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