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양호 “조용병 회장 용퇴때 제대로 설명도 못들어… 4년간 바깥 손님이었다”
“신한금융이 결과적으로 잘못된 유상증자를 했다고 생각되었을 때 이를 허용한 사외이사로서 책임을 져야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조용병 회장이 갑자기 3연임을 포기하고 용퇴하겠다고 할 때는 제대로 된 설명을 듣지 못했습니다. 4년 가까이 사외이사로 일하는 동안 ‘바깥 손님’처럼 지냈던 게 아닌가 하는 회의까지 듭니다.”
임기를 두 달 앞두고 13일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에서 사퇴한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은 “한국 사외이사의 시스템으로는 경영진 감시와 견제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는 금융지주 이사회의 한계를 토로했다. 신한금융은 2020년 9월 주당 2만9600원에 유상증자를 하고 2년도 되지 않은 2022년 4월부터 자사주를 약 4만원에 사서 논란이 됐다. 그는 자사주 매입 당시 이사회에서 유일하게 반대 입장을 냈다. 그는 “조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면 이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고 사퇴를 하겠다고 생각해 왔다. 그런데 이번엔 또 별 설명 없이, 조 회장이 3연임을 포기한다고 이사들에게 통보를 하더라”고 했다.
그는 “사외이사 전원이 참석하는 (지난달) 확대 회장추천위원회에서 조 회장이 갑자기 물러나겠다고 발표해 당황스러웠다”면서 “갑작스런 회장 사퇴의 배경이 무엇인지, 이사회엔 제대로 설명조차 없었고 농락당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했다. 조 회장 사퇴의 배경에 금융 당국의 압박이 작용했다는 논란에 대해선 “이사회가 제 역할을 못하니 정치와 정부가 들어온 것 아니겠느냐”며 “취지대로 작동하는 독립적인 이사회를 만들기까지 아직은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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