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같던 초기 신문은 어떻게 신뢰를 얻게 됐나
신동흔 기자 2023. 1. 14. 03:02
뉴스의 탄생
앤드루 페티그리 지음|박선진 옮김|태학사|664쪽|3만5000원
영미권 신문 중에는 ‘메일’이나 ‘텔레그래프’ 등을 제호에 쓰는 곳이 지금도 많다. 이는 신문이 단순히 인쇄한 소식이 아니라 수집과 배포에서 ‘속도’가 핵심 요소라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로 우편과 전신은 인류 역사에서 매우 오랜 기간 최고 속도를 가진 소식 전파 네트워크였다.
뉴스는 원래 구전됐다. 느렸고 여러 사람을 거치며 소문과 과장이 뒤섞였다. 황제와 귀족, 성직자, 상인들은 진실된 정보를 얻기 위해 항상 ‘누가’ 전한 말[言]인지를 따졌다. 신문도 처음 등장했을 때는 요즘의 소셜미디어나 인터넷 댓글처럼 마녀·괴물 이야기 같은 자극적 내용을 찍어 파는 팸플릿에 불과했다. 그래서 유럽 상류층에선 19세기 후반까지 비밀스럽게 제작한 ‘필사본 뉴스’를 받아봤다. 결국 뉴스는 속도와 함께 ‘신뢰성’이 핵심 가치라는 말. 현재 신문은 오히려 여기에 더 가깝지 않을까. 저자는 영국 세인트 앤드루스 대학의 현대사 교수로, 인쇄술 등장 초창기 유럽에서 뉴스의 생산·전파·소비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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