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경기장 설계자 “나무의 소박함이 내 철학”
윤상진 기자 2023. 1. 14. 03:02
구마 겐고, 나의 모든 일
구마 겐고 지음|이정환 옮김|나무생각|372쪽|3만2000원
“한정된 도면과 모형으로 승부를 겨루는 설계 공모전에선 드러나진 않지만, 건축물이 완성되고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 부각되는 것은 장소와 건축물의 ‘관계’다.”
2020년 도쿄올림픽의 주경기장을 설계한 일본의 건축가 구마 겐고. 그가 설계를 총괄하게 된 것은 올림픽을 불과 5년 앞둔 2015년이었다. 서울 DDP의 설계자이자, 미래 지향적인 건축을 추구했던 자하 하디드의 설계안이 예산안보다 높은 비용이 든다는 이유로 백지화됐기 때문이었다.
구마 겐고는 자하 하디드와는 정반대 건축을 따랐다. “나는 국립경기장이 인근 가이엔 숲을 향해 개방되게끔 할 생각이었다.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상자에 틀어박히는 방식은 숨이 막혀 견딜 수 없었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목재와 철강을 결합해 도쿄올림픽의 심볼을 만들었다.
“나무는 단순한 마감재가 아니다. 나무를 사용한다는 한 가지 ‘방법’을 뜻한다. 나무라는 방법은 소박함을 지향한다.” 안도 다다오가 콘크리트의 건축가라면, 구마 겐고는 ‘나무의 건축가’. 그가 직접 자신의 작업 55가지를 건축 철학과 함께 풀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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