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인공 눈’ 만든 雪氷學 개척자의 회고록

정상혁 기자 2023. 1. 14. 03: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눈은 하늘에서 보낸 편지

나카야 우키치로 지음ㅣ박상곤 옮김ㅣ글항아리ㅣ296쪽ㅣ1만5000원

일본은 오타쿠의 나라다. 이 남자가 꽂힌 건 눈(雪)이었다. 현미경으로 보면 꽃·나뭇가지·장구·포탄·피라미드형(形)까지 온갖 크리스털의 세계가 펼쳐졌다. “그 어떤 탁한 색도 섞여 들지 않은 완벽한 투명체”였다. 사랑은 창조에 이르렀다. 4년의 시행착오, 영하 50도 저온 실험실에 토끼털을 매달아두고 바닥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게 했다. “토끼털 끄트머리에 정말 육화형 결정이 하얗게 생겨나 있었다.” 1936년 세계 최초의 인공 눈이었다.

설빙학(雪氷學) 개척자가 남긴 수필집. 눈 덮인 활화산을 누비던 설국의 추억, 일상의 단상 등이 담겼다. 그가 쓴 ‘Snow Crystals’가 하버드대학 출판부에서 출간됐을 당시의 일화도 흥미롭다. 무려 5000부를 찍었다고 한다. “깜짝 놀라 ‘그렇게 수요가 많은 책이 아니라 손해를 보실 텐데요’ 했더니 출판사 측은 이렇게 답해 왔다. ‘장사는 저희가 합니다. 선생님은 걱정하지 마세요…. 이 책도 한 20년 뒤에는 완판될 거예요.’ 일본 출판업계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