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공 장례식날 새벽 술판 성관계 의혹… 영국 총리실 직원들 문란 행위에 발칵
영국이 신종 코로나 봉쇄 중 총리실 술판 사태에 대한 새로운 폭로와 해리 왕자의 자서전 출간이 몰고 온 왕실 내 파문으로 연일 어수선해지고 있다. 사회 지도층의 일탈과 추문이 국가 전체를 어지럽게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12일(현지 시각) “엘리자베스 여왕의 부군인 필립공의 장례식 전날인 2021년 4월 16일, 당시 보리스 존슨 총리 관저에서는 술판만 벌어진 것이 아니라 총리실 직원 간의 성적 접촉까지 있었다는 의혹이 있다”고 폭로했다. 당시는 신종 코로나 방역을 위한 대대적인 봉쇄 조치가 벌어졌던 때다. 존슨은 이로 인해 ‘법을 수호해야 할 총리가 불법 행위를 조장하고 묵인했다’는 여론이 비등, 이른바 ‘파티 게이트’의 수렁으로 빠져들었다.
더 타임스에 따르면 필립공 장례식 당일인 17일 새벽까지 이어진 파티 도중 두 쌍의 직원이 신체 접촉을 하다가 다른 곳으로 사라지는 모습이 직원들에 의해 목격됐다. 이 매체는 “방역 수칙을 어겨가며 함께 술을 마신 것도 모자라 성적 접촉까지 벌어졌다면 이는 심각한 일탈”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전 총리는 2021년 12월 의회에서 총리실 직원들의 불법 파티 문제가 제기되자 “직원들이 (파티에서) 방역 수칙을 모두 지켰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더 타임스의 폭로가 사실이라면 그가 거짓말을 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존슨 전 총리는 현재 파티 게이트와 관련해 여러 번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으로 의회 조사를 앞두고 있다. 그가 거짓말을 한 사실이 확인되면 의회 모욕으로 정직 처분을 받고, 지역구 주민의 소환을 받아 의원직에서 물러날 수도 있다.
해리 왕자의 자서전 ‘스페어(spare·대체품)’로 인한 파문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해리 왕자는 이 책에서 형 윌리엄 왕세자와 갈등, 아버지 찰스 3세 국왕에 대한 불만, 미국 영화 배우 출신 아내 메건 마클의 왕실 내 언행으로 인한 갈등 등을 여과 없이 공개했다. 영국 여론조사 업체 유고브는 이날 해리 왕자에 대한 여론이 크게 나빠졌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회사가 10~11일 영국 성인 169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해리 왕자의 호감도는 24%로 자서전 출간 전인 5~6일의 조사보다 2%포인트 떨어졌고, 부정적 의견은 64%에서 68%로 4%포인트 올랐다. 특히 해리 왕자가 “돈 때문에 자서전을 썼다”는 의견이 41%에 달했다. 해리 왕자에 대한 부정적 의견은 65세 이상 노년층에서 더 심했다. 이 연령대에서 해리 왕자에 대한 호감도는 9%에 불과했고, 그의 부인 메건에 대해 ‘매우 부정적’이라는 답변이 73%에 달했다.
왕실의 이미지도 악화했다. ‘영국에 왕실이 계속 있어야 한다’는 의견은 67%에서 64%로, ‘왕실이 자랑스럽다’는 답변은 55%에서 43%로 떨어졌다. ‘윌리엄 왕세자가 왕이 되면 잘할 것’이란 의견도 79%에서 66%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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