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마라탕집 건물 3층 알고보니 ‘中 비밀 경찰서’

중국이 해외 반체제 인사를 감시할 목적으로 한국 등 세계 각국에 ‘비밀 경찰서’를 세운 사실이 드러나는 가운데, 미국에선 뉴욕 마라탕집 건물에 ‘향우회’ 간판을 걸고 운영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12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중국의 비밀 경찰서가 뉴욕 맨해튼 차이나타운에 있다고 연방수사국(FBI) 관계자 등을 인용해 보도했다. 1층에 마라탕 식당이 있고, 침술원과 회계 사무소 등이 입점한 6층짜리 건물이다. 중국 경찰이 사용하는 공간은 3층이다. 층별 안내란은 비어 있지만, 창문에 중국 푸젠성의 창러(長樂) 향우회를 뜻하는 ‘미국창러공회’라는 글자를 붙여 놓았다. 창러공회는 2013년 푸젠성 출신들의 단합을 위한다며 결성한 조직으로, 2016년 130만달러(약 16억원)에 이 공간을 임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러공회 회장 지미 루는 뉴욕 퀸스의 요식업자로, 지난해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 후원 행사를 열고 직접 4000달러(약 500만원)를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해 가을 FBI와 뉴욕 브루클린 연방검찰이 이 비밀 경찰서를 압수수색했다고 NYT는 전했다. 지난해 10월 브루클린 검찰은 중국의 해외 도피 사범 송환 작전인 ‘여우 사냥’의 일환으로 미국에 거주하던 중국인과 그의 아들을 귀국시키려 한 혐의로 중국인 7명을 기소했다. 중국 정부가 뉴욕경찰(NYPD)에 양국 경찰 합동 교육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미국은 중국의 불법행위를 지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며 거부했다고 한다. 이날 주미 중국대사관은 창러공회에 대해 “미국 내 중국인의 행정적 편의를 봐주는 장소”라며 “일하는 사람들도 일반 자원봉사자”라고 했다. 한편 유럽 각국과 일본 등은 자국 내 중국 비밀 경찰서의 존재를 속속 파악하고 즉시 폐쇄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