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감소세 계속… 정부 “경기둔화 우려 확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 3.5%로 결정한 뒤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11월에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1.7%로 봤는데, 한 달 좀 넘었지만, 그 사이의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클 것 같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의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한은은 다음 달 발표할 경제 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기획재정부와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올해 한국 성장률을 각각 1.6%, 1.5%로 낮게 전망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2주 뒤에 (작년) 4분기 성장률을 발표하는데, 그동안 중국에서 코로나가 많이 번졌고 반도체 경기 하락, 이태원 사태 등의 이유로 지표가 좀 나쁘다. 음(-)의 성장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정부도 경기 둔화를 경고하고 나섰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경제동향 1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물가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감소와 경제 심리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됐다’는 표현을 사용했다. 작년 6월 이후 지난달까지 7개월간 사용한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표현보다 강해졌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소비가 석 달 연속 감소했고 1월 초까지 나온 수출 지표도 감소세를 타개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며 “투자 수요도 향후 전망은 좋아보이지 않는 상황인 점을 감안해 경기에 대한 인식을 한 스텝(단계) 올렸다”고 했다.
올 들어 10일까지 일 평균 수출액(휴일 제외)은 18억5000만달러로 1년 전보다 14.1% 줄었다.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17년 1월 초순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였다. 우리나라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는 29.5%나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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