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3.5%…한은, 물가 잡으려 0.25%P 또 올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여전히 높은 물가에 사상 첫 7회 연속 인상으로 대응한 것이다. 하지만 6명의 금통위원 중 두 명은 금리 인상에 반대하는 소수의견을 냈다. 여기에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해 4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을 언급했고, 올해 성장률 역시 기존 예상보다 더 내려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금리 인상 행진이 이어질 것인가를 놓고 찬반 양론이 팽팽하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13일 서울 중구 한은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올렸다. 세계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1월(4%) 이후 가장 높다. 기준금리 인상의 주된 근거는 최근의 고물가다. 금통위는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가격의 오름세 둔화에도 가공식품 가격 상승 폭의 확대, 전기·가스 요금 인상의 영향 등으로 지난해 12월에도 5%의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5.1%를 기록하며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통위는 “앞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2월 중 5% 내외를 나타내다가 점차 낮아지겠다”고 예상했다.
올해 경제 상황에 대한 전망은 전보다 더 어둡다. 금통위는 “올해 성장률이 지난 전망치(1.7%)를 하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경제를 비롯해 미국·유럽 등 주요국의 경기 상황이 한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며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한은의 추가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재는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원 3명은 기준금리가 3.5% 수준에 도달한 이후에는 당분간 영향을 지켜보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지만, 나머지 3명은 상황에 따라 3.75%로 인상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의견이었다”고 공개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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