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연초 물가 상승률 5%대 예상, 금리 인하 언급 시기상조”

배현정 2023. 1. 14.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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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올해 첫 금통위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주재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뉴스1]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현행 연 3.25%에서 3.5%로 인상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경제 성장률이 당초 전망했던 1.7%보다 하회할 것”이라면서도 “금리 인하를 언급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금리 인하는 기본적으로 물가가 한은이 예상하는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하거나 정책 목표 수준까지 중장기적으로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어야 논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연초 소비자물가 상승률 예상치가 5% 내외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은은 올해 1~2월까지는 5% 내외의 고물가가 지속될 것이라는 종전의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유지했다.

Q : 경기 침체 가능성은.
A : “올해 성장률을 지난해 11월에는 1.7%로 봤는데, 현재 여러 지표를 볼 때 성장률이 그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경기가 하락했고 또 이태원 사태 등을 이유로 4분기 경제지표가 나쁘게 나왔다. 그래서 4분기에는 음의 성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굉장히 커졌다. 수출 부진이나 국제 경제 둔화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상반기도 어려운 시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기 침체라고 이야기하기는 이르다.”

Q : 이번 금리 인상이 마지막이라는 의미도 있나.
A : “아니다. 아직도 1, 2월 물가 예상치가 5% 수준에 있다. 중앙은행은 물가상승률이 5%를 계속 넘어가는 순간, 기대 수준을 자극해서 오름세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다만 예전에 비해 경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정교한 통화정책이 필요한 시기라는 의미다.”

Q : 연내 기준금리 인하는 시기 상조인가.
A : “금리 인하는 기본적으로 물가가 예상하는 수준으로 확실히 수렴하거나, 정책 목표 수준까지 중장기적으로 수렴해 간다는 확신이 있기 전에는 시기상조라고 본다. 지금 물가에 상·하방 리스크가 모두 존재한다.”

Q : 물가가 중장기적으로도 예상 속도보다 더디게 떨어진다면 물가 목표를 조정할 의향이 있나.
A : “물가 목표 수준을 2%에서 3%로 올려 잡는다는 건 가장 나쁜 방법인 것 같다. 골대로 공이 안 들어가니 골대를 옮기자는 말이다. 기대 인플레가 불안해질 것이다. 만약 우리가 예상한 경로보다 물가 목표치 수렴 정도가 빠르지 않다면 목표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금리 조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Q : 1분기도 마이너스 성장의 가능성이 큰가.
A : “1분기 수출도, 성장률도 예전보단 낮을 것이다. 하지만 음의 성장은 아닐 수도 있다. 중국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사망자도 늘어나고 혼란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재 사망자 수는 그렇게 많지 않고 현지 이동도 많이 회복된 것 같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도 떨어지고, 임금상승률도 조금 낮아졌다. 1분기는 지난 4분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Q : 올해 하반기 세계 경제와 반도체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효할까.
A : “많은 기관이 전 세계적으로 올해 상반기가 어렵고 하반기부터 나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근거로는 선진국 금리 인상 사이클도 올해 상반기 정도면 마무리되지 않겠냐는 것이 있다. 반도체 사이클은 3∼4분기부터는 재고 등을 고려하면 경기가 회복되지 않겠느냐는 기대가 있다.”

배현정 기자 bae.hyunj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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