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 문명을 태동시킨 15C 피렌체 지식 파수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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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네상스'라는 말은 천재 작가나 조각가, 건축가들이 중세의 어둠을 뚫고 만들어낸 걸작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기 역사에 남을 시대적 대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중세에 잊혔던 고대 그리스·로마의 고전이 다시 주목받으며 '인문주의'가 태동한 덕이라고들 한다.
베스트셀러 '브루넬레스키의 돔'의 작가이자 영국의 역사 연구가인 로스 킹이 이번에는 피렌체에서 활동했던 지식 파수꾼들의 삶을 통해 르네상스의 탄생과 부흥을 추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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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렌체 서점 이야기/로스 킹/최파일 옮김/책과함께/3만5000원
‘르네상스’라는 말은 천재 작가나 조각가, 건축가들이 중세의 어둠을 뚫고 만들어낸 걸작들을 떠올리게 한다. 이 시기 역사에 남을 시대적 대작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중세에 잊혔던 고대 그리스·로마의 고전이 다시 주목받으며 ‘인문주의’가 태동한 덕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런 흐름이 뜬금없이 불쑥 나왔을 리는 만무하다. 지식혁명으로 불리는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는 도서 수집에 열중했던 책 사냥꾼, 고전에 빠진 학자들, 이들의 수요에 맞춰 책을 옮겨적었던 필경사들, 그리고 서적상들의 노력이 있었다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알까.
저자는 그 대표적 인물인 베스파시아노 다 비스티치의 삶을 따라간다. 그는 구텐베르크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 1000권이 넘는 책을 제작해 판매했으며 그의 서점은 인문주의자들의 토론과 만남의 장이 됐다. 그의 주변에는 여러 교황들은 물론이요 피렌체에서 가장 박학다식한 장서가라 불린 니콜로 니콜리, 르네상스 초기 대표적 인문학자 레오나르도 브루니, 학자들의 재정적 후원자 코시모 데 메디치 등 많은 인물이 있었다. 베스파시아노의 인생 역정에는 콘스탄티노플 함락 등 15세기 정치적이고 종교적인 혼란과 필사본에서 인쇄본으로 넘어가는 지적 격변이 생생하게 녹아 있다.
다만 이렇게 피렌체 르네상스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베스파시아노의 흔적은 피렌체에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의 서점은 피자 가게가 돼 있고, 그의 이름은 산타 크로체 성당의 작은 명판에 새겨져 있을 뿐이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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