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미처 몰랐던 ‘나’의 발견과 연대
서지명 2023. 1. 14. 00:24
유정아 지음
마음의숲
심리학 이론 중에 ‘조하리의 창’이라는 게 있다. 미국의 심리학자 조셉 루프트와 해리 잉햄이 1955년 논문에서 발표한 것으로 두 학자의 이름을 땄다. 인간의 정체성을 4사분면으로 가정하고 나도 알고 남도 아는 ‘열린 자아’, 나는 모르고 남은 아는 ‘눈먼 자아’, 나는 알고 남은 모르는 ‘숨겨진 자아’, 나도 모르고 남도 모르는 ‘미지의 자아’로 구분한다.
열린 자아는 공공연한 나의 노골적인 외연이다. 눈먼 자아는 남의 눈에 비친 내 모습이다. ‘넌 알고 보니 참 냉정하더라’라는 친구의 말 때문에 눈먼 ‘자아’가 열린 ‘자아’가 되기도 한다. 숨겨진 자아는 남들에게는 웬만하면 들키고 싶지 않은 자신만의 은밀한 정체성이다. 요즘 말로 하면 부캐쯤 될지도 모르겠다. 미지의 자아는 술을 많이 마셨거나, 소위 뚜껑 열렸을 때 잠시 감지된다고 한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 같지만 가끔은 정말 모른다. 그래서 타인에게서 자신의 모습을 찾기도 한다. 아나운서로도 낯익은 작가 유정아의 산문집인 이 책 『언젠가 너였던 나』의 제목처럼 말이다. 책은 타인에게서 사실 내가 미처 몰랐던 내 모습, 실은 내 안에 있던 나를 발견해 나가며 저마다의 개성대로 함께 연대하며 살아가자고 말한다.
서지명 기자 seo.jim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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