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 초대석] ‘천재 화가’로 연극 무대 복귀…배우 유동근
[앵커]
데뷔 이후 43년간 선 굵은 연기를 펼쳐왔던 배우 유동근 씨가 오랜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했습니다.
라인 초대석에서 모시고 이야기 나눠 봅니다.
어서 오세요.
연극 제목이 '레드'입니다.
제목부터 강렬합니다.
어떤 작품입니까?
[답변]
레드는 20세기 추상표현주의의 거장 마크 로스코를 그린 연극이죠.
뉴욕 시그램 빌딩 한 레스토랑에 그림 한 30여 점을 의뢰받고 그 당시 필립 존슨과 미스 반 데어 로에에게 그림을 의뢰받고.
어느 날 이제 그 시그램 빌딩을 마크 로스코가 가보고 나서 아, 이렇게 화려하고 이렇게 으리으리한 이런 장소에는, 이런 데를 다니는 사람들을 내 그림을 들여다볼 것 같지가 않다, 그래서 그 완성된 작품을 한 점도 팔지를 않고 그대로 그 거액을 반환해준 실제로 있었던 얘기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연극입니다.
거기엔 조수 켄이 가상의 인물로 설정이 되어서 작업 공간에서 신세대와 구세대의 예술을 통한 그런 고뇌, 갈등, 아주 그런 뜨거운 논쟁을 벌이는... 2인극 형식의 연극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연극 레드는 2인극이고, 대사만 A4지 62장 분량에 백 분간 치열하게 논쟁을 이어가는 작품인데요.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어떤 부분이었습니까?
[답변]
레드는 전체 중 아마 90% 정도는 거의 다 문어체예요.
그 문어체를 처음에 대할 때는 상당히 어려움이 컸었죠.
그러다 보니 저 같은 경우에는 본 연습 들어가기 전 한 3주 정도 제가 먼저 제작사 측에 얘기를 했죠.
저는 3주 전에 미리 연습 시작을 했고.
어떻든 간에 대사를 늘 소리 쳐서 떠들어야 했어요.
그러면서 작업을 하면서 이제 제가 연습 들어가면서 아, 내가 모든 것을 중단해야겠구나.
그래서 바깥의 활동도 이제 다 이제 끊고 즐거워야 하는 사람, 만나야 될 사람, 재밌는 사람... 그래서는 안 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지금까지 왔습니다.
[앵커]
그동안 사극, 멜로, 코미디까지 다양한 장르에서 열연했지만 많은 분들이 유동근 씨를 사극에서의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기억합니다.
그런데 처음엔 사극 출연을 좀 꺼리셨다면서요?
[답변]
사극에 출연할 때 그 수염 붙이는 그 분장이 너무너무 괴로웠어요.
니스를 발라야 하고, 또 수염 떼서 석유로 지워야 하고.
그러다 보니까 아무래도 이제 사극을 이제 피하게 됐는데... 그런데 이제 애인이라는 드라마를 촬영하는 장소에 김재형 감독님이 한 다섯 번을 찾아오셨어요.
그러면서 저한테 이제 주신 작품이 용의 눈물이었어요.
저를 안아주시면서 '동근아, 이거 될 거야. 이거 될 거야' 하는데 마음이 그렇게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이제 시작을 한 게 용의 눈물이었는데 처음에 시청률이 한 5% 정도 나왔었죠.
그러니까 지금도 제가 잊지 못하고 그분을 배우 생활하는 동안에는 나의 은인이고 나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항상 용의 눈물 촬영을 할 때 민속촌 안에 자그마한 암자, 절이 있었습니다.
촬영을 나가면서 제 손을 붙잡고 항상 절에 잠깐 들러서 대본을 놓고 합장을 하고 또 밤 촬영 끝나면 내려오면서 약숫물 마시고나서 대웅전을 향해서 그분이 같이 또.
그거는 제가 아마 평생 동안... 그러면서 아마 그 합장이, 그 마음이 아마 통했는지 용의 눈물이 아주 잘 정말 KBS의 대표적인 그 대하드라마의 뿌리를 확실하게 내린 그 시점이 됐죠.
[앵커]
KBS 와는 인연이 깊죠.
사극으로만 세 번의 연기대상을 타셨고요.
4번째 연기대상은 2018년 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아버지 역할로 수상하셨는데 그때 수상소감이 화제였습니다.
저희가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들어 보시죠.
[유동근/배우/2018년 : "올해는 대하드라마가 제발 부활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성원을 해 주시면 대하드라마가 반드시 부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생각을 합니다. 도와주십시오. 살려주십시오."]
새해 소원이라면서 KBS에 사극이 부활되길 바라셨는데, 어떤 의미였습니까?
[답변]
대하드라마가 어느 날 갑자기 편성에서 빠지게 된 겁니다.
그래서 18년도에 제가 대상을 받으면서 미스터 션샤인이라는 드라마를 보며 제가 굉장히 큰 감동을 받았어요.
저런 소재가 KBS 대하드라마의 소재인데, 그런 게 너무 안타까우니까 제가 대상을 받으면서 읍소를 했죠.
이걸 살려줄 분들은 시청자 여러분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새삼 보니까는 그 날의 그 아픔이 떠오르네요.
제가 화장실에서 한참 울었어요.
[앵커]
어느덧 44년차의 베테랑 연기자입니다만, 아직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으시다면요?
[답변]
기자분들하고 인터뷰를 하는데 다음 작품이 계획이 있습니까, 이런 질문을 받았어요.
모르겠습니다, 제가 레드를 끝내놓고 로스코가 마지막까지 공연이 끝나도 언제쯤 소각이 될지, 그럴 때 제가 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기겠죠.
끝나는 시간까지는 로스코로 살아야 된다는 거죠.
[앵커]
말씀 잘 들었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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