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브이로그’ 유튜버 또 등장… 유창한 영어 쓰는 ‘유미’의 정체는
북한의 일상을 소개하는 ‘브이로그’ 채널이 유튜브에 또 등장했다. 브이로그의 주인공은 ‘유미’다. 지난해 영국식 영어로 평양을 소개해 화제가 됐던 ‘송아’의 후속작이라는 말이 나온다.
13일 유튜브를 보면, 해당 영상이 올라오는 채널은 ‘Olivia Natasha- YuMi Space DPRK daily’이다. 이 채널은 지난해 6월 만들어졌고, 같은해 8월부터 ‘브이로그’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채널에 등장하는 여성은 첫 영상에서 ‘평양에 사는 유미’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김일성 배지’를 단 그는 “카메라 앞에 서니 긴장된다”며 “코로나의 유행으로 수년간 북한을 방문하실 기회가 없기 때문에 평양이 궁금하실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변화하는 평양의 모습들과 사람들의 일상, 저의 모습을 보여드리려 한다”고 했다.
‘유미’는 음료 상점을 방문해 여러 제품을 보여주고, 평양 능라 유원지를 방문해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을 보여준다. 다른 영상에서는 불고기를 소개하기도 한다. 북한의 상류층 출신으로 보이는 ‘유미’는 취미와 일상 등을 소개하며 평양이 살기 좋은 곳이라고 말한다. 일부 영상의 화면은 역광에서 조명 없이 촬영되는 등 수준이 높지 않다. 다만 영상 시작 장면에서 나오는 편집화면은 공들인 모습이다. 한 영상에서 여러 의상을 입고 등장하는 등 여러 날에 걸쳐 촬영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과자를 소개하는 영상에서는 이 제품이 어떤 공장에서 생산됐는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평양 주민들의 식생활 개선을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 등도 언급했다.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을 앞두고는 축구 선수들을 만난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유미는 축구선수들에게 ‘월드컵 경기 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어느 팀이 이길 것이라고 생각하느냐’ 등을 물었다. 해당 영상에는 북한의 축구 영웅 박두익의 손자가 등장한다. 박두익은 북한이 8강에 진출한 1966년 월드컵에서 간판 공격수로 활약했다.
다른 영상에서는 유미가 “시민들과 얘기를 나눠보겠다”며 “축구를 좋아하느냐”고 묻는다. 마스크를 쓴 한 남성은 “축구는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라고 답한다. 유미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알려달라’고 하자, 이 남성은 한광성과 정일관이 북한에서 인기 있다고 언급한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광적인 팬”이라고 했다. 이 남성도 유미처럼 유창한 영어를 구사한다. 다른 남성은 아르헨티나 리오넬 메시의 팬이라고 밝힌다.
또 다른 남성은 한국어로 “우리나라에서는 4.25팀, 려명팀, 횃불팀이 인기 있다”면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팀은 (프랑스의) 파리생제르맹”이라고 한다. 유미가 ‘좋아하는 선수들을 알려달라’고 하자, 남성은 “로날도(호날두), 메시, 지금 제일 인기있는 벤제마”라고 한다. 그러면서 “신진 선수들 중에서는 홀란드와 음바페 선수가 인제 주목된다고 본다”고 했다.
유미의 채널을 놓고 북한이 유튜브 등의 플랫폼을 통해 선전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의 언론 담당자는 해당 계정이 구글의 정책을 위반한 것 아니냐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위반하지 않았다고 판단한다”는 답변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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