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벤츠 차주들 '부품 부식' 집단 호소...벤츠는 차주 탓?
[앵커]
벤츠 차주 여러 명이 차체 아래쪽에 있는 부품이 갑자기 부식돼 엔진 경고등이 뜬다며 인터넷 커뮤니티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이 부품이 망가지면 달리던 차량도 갑자기 멈출 수 있어서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데요.
벤츠 측은 차주에게 책임을 돌리는 모습인데, 전문가들은 설계 자체의 결함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제보는 Y', 김다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황 모 씨의 벤츠 승용차 바닥 부분입니다.
안쪽에 장착된 부품이 까맣게 탔고, 덮고 있던 가림막도 시커멓게 그을었습니다.
이 부품의 이름은 녹스 센서.
디젤 차량에서 대기 오염 물질인 질소산화물을 측정하는 역할을 하는데, 황 씨는 갑자기 차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 서비스센터를 찾았다가 녹스 센서가 부식됐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센터는 차가 침수돼 문제가 생겼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황 씨는 차를 몰기 시작한 2019년부터 지금까지 차가 물에 잠긴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황재경 / 벤츠 차주 : 운전자 과실이고 차주가 책임을 지셔야 할 부분이지 자기들은 해줄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침수된 적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탄 이후로는 전혀 없습니다.]
벤츠 차주 등 47만 명이 가입해 활동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니, 황 씨와 비슷한 경험을 한 사람들은 지금까지 파악된 것만 10명이 넘습니다.
센터에서 '차에 식초를 뿌렸냐'는 질문을 해 황당했다는 글도 있고, 무상 수리를 받을 줄 알았다가 차주 과실로 분류돼 꼼짝없이 부품 교체비 2백만 원을 내게 생겼다는 하소연도 있습니다.
문제는 녹스 센서의 이상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센서가 망가지면 공해 물질이 다량 뿜어져 나오고 그 결과, 달리던 차량의 엔진이 이상을 감지하며 멈춰 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조사인 벤츠 측은 어느 회사 차량에서든 운전자의 주행 습관 등 다양한 요인이 겹치면 녹스 센서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서, 차량에 결함이 있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나 함께 차량을 살펴본 전문가는 벤츠 측과는 다른 이야기를 합니다.
녹스 센서와 에어컨 물이 빠지는 호스가 너무 가깝게 붙어 있다며 차량 설계부터 잘못됐을 가능성을 제기합니다.
[박병일 / 자동차 명장 : (물이) 침투하기 편하게 (호스를) 너무 짧게 해서 바로 물하고 컴퓨터 배선하고 만나게 했다는 얘기는 설계 결함이죠.]
녹스 센서를 판매하는 업체 한 곳도 최근 두 달 동안 벤츠 관련 문의만 20∼30건 들어왔다며 이 문제를 '벤츠의 고질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벤츠 관계자는 뒤늦게 이 문제와 관련한 리콜 절차가 진행되고 있었지만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불편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벤츠 측이 최대한 신속하고 정확하게 관련 정보를 안내할 필요는 여전해 보입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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