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에 고철 수집 강요... 서로 밥솥·대문까지 훔쳐 가”
북한이 자원 재활용 목표를 내세우며 주민들에게 고철 수집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밥솥 및 철문을 훔치는 등 도난 사건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1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 결정 집행을 위해서라며 주민들에게 고철 수집을 요구했다. 자력갱생 일환으로 자원 재활용에 집중하겠다는 의도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이 요구한 실적을 채우기 위해 도둑질까지 잇따라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 소식통은 “도당위원회에서는 파철(고철) 수집 사업에 기관별로 경쟁을 붙이고 있다”며 “기관, 기업, 학교들에서 소속종업원과 학생들에게 매일 1인당 5㎏의 파철 과제를 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파철 수집 과제를 떠안다 보니 주민들은 쇠붙이라고 생긴 것은 가리지 않고 수집하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청진시 송평구역에 살고 있는 한 주민은 며칠 전 자고 일어나 보니 밥을 해 먹으려고 마당에 설치해 놓은 밥솥을 도난당했다. 청진시 청암구역의 한 주민은 최근 철판으로 제작한 대문을 밤사이에 도둑맞았다”고 했다.
평안북도 소식통도 비슷한 증언을 했다. 소식통은 “동네를 샅샅이 뒤져도 파철 한 조각 구하기 어렵게 되자, 주민들은 파철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철이 있을 만한 곳은 장소를 막론하고 침입해 철제로 된 도구를 닥치는 대로 훔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평북 정주시의 한 농장에서는 며칠전 모내기 철에 사용하는 뜨락또르(트랙터)의 특수 바퀴까지 도난당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소식통은 “전국적으로 수집할 만한 파철은 바닥났는데, 과도하게 파철과제를 할당 및 강요하다 보니 주민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쇠붙이를 훔치거나 도난을 당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6차 전원회의는 지난달 26일부터 31까지 6일간 진행됐다. 당전원회의는 당 대회가 열리지 않는 기간, 대내외 주요 정책을 논의·의결하기 위해 진행된다. 이번 당전원회의에서는 주요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장에 고철을 보내고 농촌엔 거름을 지원하는 등 자원 재활용과 관련한 의제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새해 들어 각 지역에서 ‘파철 모으기 운동’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평양에서 당전원회의 결정을 철저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는 대규모 결기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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