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는 수사 무마 로비스트"..."50억 클럽 해결 안 하면 사고 터져"

지난 2012년 최윤길 전 의장 뇌물 혐의로 내사
남욱 배임 혐의 '무혐의 결론 청탁' 의혹도
김수남 후임 지검장·박영수 등도 녹취록 거론
"청와대 오더 떨어졌다"…수사 대비 흔적도

[앵커]

'정영학 녹취록'에는 김만배 씨가 법조계 인맥을 동원해 각종 수사를 무마했다고 의심되는 정황도 담겨 있습니다.

검찰은 개발 비리 의혹부터 수사를 마무리한 뒤에나 로비 의혹을 수사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김 씨가 거액의 돈을 약속했다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을 포함해, 본격적인 수사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김혜린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12년 뇌물수수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내사를 받던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

당시 수원지검장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성남지청장은 윤갑근 전 고검장이었습니다.

녹취록 속 남욱 변호사는 김만배 씨가 김 전 총장에게 최 전 의장이 시행사에서 돈 받았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런 것 아니라고 하자, 김 전 총장이 "알았다. 뭔 말인지"라고 답했다고 설명합니다.

또 김 씨가 윤 전 고검장을 만나러 갈 것 같다는 대목도 나옵니다.

윤 전 고검장이 서울중앙지검 1차장을 지내던 때도 언급됐습니다.

당시 남 변호사는 경기 고양시 풍동에서 부동산 사업을 하다 배임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남 변호사는 이를 두고 "만배형이 고생을 많이 했네"라면서, "차장님도 전화를 하셨다고 이러더라"라며 무혐의로 종결하겠다고 대놓고 얘기했다고 말합니다.

이외에도 김 전 총장 후임 수원지검장들은 물론, 김 씨 후배 기자와 박영수 전 특검도 수사 무마에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대화들도 곳곳에 담겼습니다.

그러나 당사자들은 대부분 의혹을 부인해온 상태로, 윤 전 고검장 역시 최근 대장동 일당과 최 전 의장은 일면식도 없고, 언급된 사건의 수사부서는 다른 차장 산하 부서였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박근혜 정부 당시 사전에 수사 정보를 입수한 뒤 이를 대비한 흔적도 있습니다.

남 변호사는 "검찰 위 청와대에서 오더가 떨어졌대요. 이재명이 잡으라고. 만배 형 도움이 절실해요"라고 말하고 한 달 뒤,

정무수석 등을 거론하면서 휴대전화도 처리했다며 일단 아무도 만나지 말라고 얘기합니다.

법조계 인사들이 포함된 '50억 클럽' 의혹도 녹취록 속 곳곳에 등장합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이들에게 대가를 치르는 것을 두고 "반드시 해결해야죠. 안 하면 문제 되고요."라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김 씨가 불리한 기사를 막고 인허가를 유리하게 받기 위해 시의회와 언론계에도 로비를 펼쳤단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녹취록에도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이 담겼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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